[M.AX 풀스택 진화]<1> AI팩토리 245곳 가동…韓 제조, 데이터부터 로봇까지 AI로 다시 짠다

얼라이언스 출범 1년, 참여 기관 1000곳→1500곳
우수사례 생산성 30.1%↑·불량률 15.5%↓

[M.AX 풀스택 진화]<1> AI팩토리 245곳 가동…韓 제조, 데이터부터 로봇까지 AI로 다시 짠다

우리나라 제조 인공지능 전환(M.AX) 정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 M.AX 얼라이언스 출범과 함께 정부와 기업, 대학, 연구기관은 한 팀이 돼 제조 현장에 AI를 심어왔다. 지난 1년간의 여정이 남긴 교훈은 데이터가 없으면 AI도 없고, AI가 현장에 안착하려면 로봇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기술 못지않게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전환 속도를 가른다는 것도 체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와 함께 피지컬 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꼽고 “AI가 지능이라면 로봇은 그 지능의 몸”이라고 했다. 정부가 불완전한 시제품이라도 먼저 사주는 '첫 고객'이 돼야 한다며 로봇 공공구매 확대도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취임 4주년 첫 행보로 로보틱스경험(RX) 사업추진실을 찾아 휴머노이드 사업화 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전자신문은 M.AX 출범 1년을 맞아 데이터와 두뇌, 몸으로 진화하는 '풀스택' 제조 AI의 현장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숫자로 확인된 M.AX 성과

M.AX 얼라이언스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몇몇 공장의 실험으로 시작한 제조 AI는 이제 공장 전체와 공급망, 산업단지를 겨누고 있다. 정부가 내건 목표는 풀스택 AI팩토리다'. 생산계획부터 제조·검사·물류까지 공장 전체를 AI가 통합 제어하는 공장이다.

지난 1년간의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AI팩토리는 3일 기준 245개다. 올해 상반기 170개에서 6월 이후 75개가 더해졌다. 이 가운데 우수사례 38건을 분석한 결과 생산성은 평균 30.1% 높아지고 불량률은 15.5% 낮아졌다. 2030년까지 500개를 보급한다는 목표의 절반 가까이 채웠다. 삼성전자·LG전자·HD현대중공업·농심 등 업종별 대표 기업으로 시작한 참여 기업도 중견·중소 협력사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000여개 기업·기관으로 출범한 얼라이언스는 1500여개가 참여하는 제조 AX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10개 분야로 시작한 분과는 공정AX·제품AX·산단AX 등 11개로 재편됐다. 대기업과 AI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한 테이블에서 데이터와 과제를 나누는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확산 범위도 넓어졌다. 지난해 사업 수요조사에는 25개 모집 목표에 519개 기업이 몰렸다. 경북 구미시는 AI팩토리 선도프로젝트 공모에 3년 연속 선정돼 사업비 346억원을 확보했다. 이차전지·방산에서 시작한 적용 분야를 반도체·광학모듈·섬유까지 넓혔다. 대기업 첨단 공장에서 시작한 AI가 지역 전통 제조업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의미다.

◇검증된 AI 이식으로 현장체감 기대

다만 성과는 아직 개별 공장과 공정 단위에 머물러 있다. 산업부 스스로도 한 공장에서 성공한 기술을 다른 공장에서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는 중복 투자가 발생하는 등 혁신이 파편화된 '점'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성과가 공장 담장을 넘지 못하면 현장 전반의 체감도 더딜 수밖에 없다.

정부도 절박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숙련인력 고령화, 노동생산성과 제조업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제조 현장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세계적 수준의 제조기업과 양질의 현장 데이터라는 강점을 AI와 결합하는 M.AX를 제조업 경쟁력 확보의 해법으로 삼고 있다.

이에 풀스택 AI 카드를 꺼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다른 공장에서 이미 성공한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며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느냐보다 검증된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폭넓게 확산해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가 내놓은 'AI팩토리 확산전략'은 이 문제를 겨냥했다. 개별 공정이라는 '점'에서 검증된 AI를 유사 공정의 '선', 공급망과 산업단지의 '면'으로 넓힌 뒤 공장 전체를 AI가 운영하는 '입체'로 끌어올린다. 히트맵으로 옥석을 가리고, 우수 모델은 추가 학습을 거쳐 다른 공장에 이식한다. 정부 지원에만 기대지 않고 기업 스스로 투자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확산 초기의 리스크는 기업과 현장에만 떠넘기지 않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풀스택 AI로 고도화

이러한 구상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구체화했다. 현대모비스·HD한국조선해양·LS엠트론 경영진과 전문가 2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M.AX 핵심과업 히트맵(안)'을 내놨다. 그간 AI팩토리 사업에서 개발된 541개 제조 AI 모델 가운데 다른 공장으로 옮겨 쓸 만한 과업을 업종·공정별로 추려낸 지도다. 이어 윤병동 M.AX 얼라이언스 AI팩토리 분과위원장이 자동차·반도체·석유화학 3대 업종의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한 공장에서 통한 AI를 다른 공장에서도 쓰겠다는 신호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내년도 제조AX R&D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며, 정부의 제조업 AI 대전환 정책을 구체화하고 산업현장의 실질적인 AI 전환과 제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R&D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속도가 관건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은 중국이 72곳으로 한국(5곳)을 크게 앞선다. 미국은 빅테크를 앞세워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 제조업의 강점인 고품질 현장 데이터를 AI와 빠르게 결합하지 못하면 국내 제조 AI 시장을 해외 플랫폼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풀스택은 공장 소프트웨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숙련공의 손끝에 남은 암묵지를 데이터로 옮기고, 그 데이터로 여러 공장에 통하는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고, 그 두뇌를 4족 보행 로봇과 휴머노이드라는 몸에 싣는 것까지가 한 묶음이다. 산업부가 내년 정부안에 암묵지 활용 AI 솔루션 개발 예산 2900억원을 반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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