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해 6년형” 中 역사학자…대만에 '망명 요청' 거절 당해

역사학자 겸 언론인 청완쥔. 사진=엑스
역사학자 겸 언론인 청완쥔. 사진=엑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6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는 중국 출신 역사학자가 대만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만 당국에 의해 태국으로 돌려보내진 그는 다른 국가에서 새로운 보호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대만 공영방송 중앙방송국(RTI)에 따르면 역사학자 겸 언론인 청완쥔은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밤 태국 방콕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대만을 거쳐 제3국으로 이동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데 대해 그는 당국의 조치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청씨의 태국 이송 소식은 중국 인권운동가 제리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그의 정강이와 손목 등에 상처가 난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청씨는 과거 중국 관영 CCTV의 교양 프로그램 '법률강당'에 출연해 강의를 진행했으며, 잡지 '법률과 생활'의 편집 책임자로도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베이징행 항공편으로 갈아탈 예정이었으나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출입국 당국을 찾아가 정치적·인도적 차원의 보호를 요구했다.

당시 상황은 청씨가 공항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도 담겼다. 제리젠이 이를 자신의 SNS에 게시하면서 관련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다.

대만 연합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민 당국은 관계 부처와 대응 방안을 협의하는 동안 청씨를 공항 내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별도 장소에 머물도록 했다. 식사는 제공했지만 공항 밖으로 자유롭게 나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청씨는 영상에서 2019년 회사 내부 정례회의 도중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해 나라를 쇠퇴시킨 군주에 빗대어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 직장 동료가 해당 대화를 녹음해 당국에 알렸고,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조직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자신 역시 이 사건으로 6년 동안 감옥에서 지냈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 1일 미국에 기반을 둔 중국 민주화 진영 매체 '이바오'에 공개한 수감 생활 기록에는 2019년 11월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체포됐으며, 불법경영죄가 적용돼 6년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시 주석에 대한 비판이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진 직접적인 이유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청씨는 수감 당시의 경험을 외부에 공개한 뒤 중국 당국의 추가적인 보복을 우려해 태국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국에 머무는 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에 신변 보호를 신청했으며, 기관으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군으로 평가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안전한 체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태국 체류 허가 기간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결국 현지로 돌아가게 된 그는 인권단체와 구호기관 등의 지원을 받아 캐나다에서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은 최근 중국 출신 인사들이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망명이나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내 미인가 기독교 교회인 베이징 시온교회 관계자들을 변호하다 당국의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왕샤훙 변호사가 가족 3명과 함께 대만 공항에서 보호를 신청했다. 당시 대만 정부는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들 네 명에게 3개월간 임시 체류를 허용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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