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 밖의 패배를 기록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조롱과 풍자가 온라인을 뒤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 직접 후보로 나선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승리를 계기로 각종 밈의 주인공이 됐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합성 사진부터 과거 발언을 재구성한 게시물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IT타임스는 민주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차지하면서 엑스(X)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롱의 중심에는 '쓰나미'라는 표현이 자리 잡았다. '블루쓰나미'라는 해시태그도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이 예상보다 큰 승리를 거두면서 기존의 '블루웨이브'(파란 물결)를 넘어 거대한 해일에 비유하는 '블루쓰나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유해 폐기물에 빗댄 이미지와 게시물도 공유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 역시 조롱의 대상이 됐다. 당시 그는 지지자들에게 마치 자신이 후보로 등록된 것처럼 투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이 발언을 뒤집어 비꼬는 콘텐츠가 등장했다. 한 게시물에는 “당신이 투표용지에 있는 것처럼 투표했으니 이제 당신은 퇴장할 차례”라는 문구가 담겨 호응을 얻었다.

미국 문화매체 레볼트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소셜미디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일과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가 탄생한 점 등을 기념하는 글과 패러디, 유머 콘텐츠가 잇따랐다.
미국 유명 심야 프로그램 진행자들도 가세했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ABC 방송의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하는 지미 키멀은 선거 결과를 소재로 한 심야 방송에 가장 먼저 나섰다. 늦은 시간 녹화가 진행된 덕분에 민주당의 상·하원 승리가 점쳐지던 당일 밤 곧바로 반응을 내놓을 수 있었다.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종일 폭스뉴스의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미디 프로그램 '데일리쇼'도 공식 엑스 계정을 통해 “트럼프의 성공적인 정권 교체를 축하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란의 정권 교체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역으로 활용한 것이다. 미국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 역시 풍자 행렬에 동참했다.
온라인 반응은 미국 밖에서도 이어졌다. 인도 이용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인도 사이의 무역·외교 갈등을 소재로 삼아 “인도와 대립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실제 승자는 이란일 수 있다는 비꼼도 나왔다. 인도 국내 정치 상황을 빗댄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적 책임론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의 승리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도 이를 자신의 패배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이 직접 후보로 나섰다면 공화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