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회사에 출근을 해야 했는데, 서울에 올라온 지 하루가 지났어도 술이 깨지 않는 것이 걱정이었다. 목포에 있는 친구들이 이별주라고 할까 축하주를 사주었는데,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아직도 깨지 못했고, 입에서는 술냄새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걱정하면서 선배 배용정은 나를 사우나탕에 데리고 갔다. 호텔에 있는 그 사우나탕은 내가 태어난 이래 처음 가보는 호화로운 곳이었다. 더러 다녔던 동네 목욕탕과는 달랐다. 동네 목욕탕이라고 할지라도 돈이 아까워서 자주 가지 못하고 집에서 물을 데워서 사용했다. 여름철에는 그냥 수돗가에서 벌거벗고 물을 끼얹었다. 어머니에게 나오지 말라고 하고 목욕을 하는 것이지만, 어머니는 수건을 들고 마당으로 나섰다.
『엄마, 벌거벗고 있는데 나오면 어떡해요.』
몸을 움츠리면서 말하자 어머니는 내 등을 후려쳤다.
『이놈아. 네 불알을 만지면서 키웠다. 뭐가 부끄러워서 그러냐?』
『왜 하필이면 불알을 만지면서 키워요?』
선배와 나는 벌거벗은 채 증기 사우나실에 들어가 앉았다. 그와 알게 된 지는 오래 되었어도 함께 벌거벗고 목욕을 하기는 처음이었다.
옆에서 자세히 보니 그의 가슴과 다리는 온통 털로 가득했다.
『형의 가슴은 털이 무성한데 나는 없어.』
『나는 원시인이고 너는 문명인인가 보다. 그렇지만, 여자는 나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해. 너 딱지도 안 떼었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음흉하게 미소 짓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고 알아차렸다.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렸다.
『서울에 올라왔으니 딱지도 떼게 해 줄까?』
『그건 싫어요. 사우나 하는 것으로 술은 충분히 깰 거요.』
『딱지 떼는 것하고 술 깨는 일이 무슨 상관이냐. 사우나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에 오팔팔이나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가는 거야.』
나는 선배가 말하는 지역을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이 되었다. 소도시는 역전이 중심이 되고, 바닷가는 항구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사창가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나 형이 그런 곳을 자주 출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매우 지저분하고 불쾌한 곳이라는 느낌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지저분한 곳을 출입하는 것은 나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욕정을 주체하지 못해도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