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 가운데 가장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전해 들은 모 대기업 CEO의 항변이다.
이에 덧붙여 주장하고 싶은 것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글로벌 시대의 국가경쟁력을 확실히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e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산업자원부에 의해 추진돼 온 B2B 활성화를 위한 부가세 감면조치가 올해도 부처 간 협의사항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e비즈니스 인프라 확산에 앞장서 왔던 산자부는 지난 3월 e비즈니스 산업 전담부서 2개과를 전자상거래과로 축소 통합하고 내년도 e비즈니스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줄였다고 하니 e비즈니스 산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퇴색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특히 이러한 조처가 그동안 산자부 및 관련 기관들의 노력에 의해 한국이 주도해 왔으며 내년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일본·중국 등과의 전자무역에까지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B2C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B2B 모델은 기업 측면에선 오프라인 업무를 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원가절감 효과와 투명한 과세자료의 확보를 통한 리스크 축소에도 불구, 기업 간 기존 오프라인 거래관행의 높은 벽 때문에 활성화가 매우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B2B 모델이 도입된 지 5년이 넘었지만 신용보증기금의 전자보증을 매개로 한 전자보증 B2B와 일부 MRO 등 대기업의 힘을 매개로 한 B2B모델 이외에 중소기업 간의 비대면 거래에 의한 일반 B2B는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B2B 상거래의 활성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이로 인한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지금까지 활성화가 미진했던 이유가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득의 부족이라면, 정책적으로 그러한 당근을 제공해 기업들이 B2B 상거래를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B2B의 확산을 위해서는 B2B로 구매하는 기업들에 대한 부가세 감면조처가 가장 유효한 정책수단이라는 것이 지난 수년간 전문가들에 의해 주장돼 왔으나, 이에 대해 재경부는 세수감소와 조세형평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금까지 시행을 거부해 왔다. 재경부에서 주장하는 세수감소 문제는 좀 더 자세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세수감소보다는 음성적 거래의 과세양성화로 인한 세수증대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세형평성 문제도 B2B에서는 조세회피가 불가능하므로 오히려 공정한 과세원칙을 위해서라도 B2B 상거래의 부가세를 감면해 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위의 논리를 논외로 한다 해도 총성 없는 디지털 경제전쟁에서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 주는 것은 만약을 위해 구입하는 전투기 몇 대 보다는 경쟁력 있는 국가적 디지털 경제시스템의 구축이며, B2B 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당연히 그에 속할 것이다.
대표적인 인터넷 기반 업체들을 통해 인터넷 기반산업은 막대한 투자 후 고통을 감내하는 일종의 인내기간을 거친 후 불같이 피어오르는 것을 목도해 왔다. 그 기간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절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지금까지 산자부에서 지원해 온 ‘B2B 네트워크’ 사업 등 e비즈니스 인프라 확충사업도 그 인내기간의 마지막 단계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후퇴하는 것은 아닐까.
기업도 CEO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직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용없듯이, 국가도 정책적 방향을 잘못 잡으면 기업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정부는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e비즈니스 인프라에 기반을 둔 지식기반산업에서 시작된다는 메가트렌드를 인식하고, 그동안 진행돼 온 e비즈니스 인프라 확충을 위한 부가세 감면조처의 시행 등 정책적 지원을 지속 확대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다.
◆빅빔 금상연 사장 sygeum@bigbe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