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온라인게임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능을 강화하면서 소셜게임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데다 온라인게임을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모임도 늘어나면서 게임 자체가 하나의 네트워킹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순한 채팅기능을 넘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형식의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한 온라임게임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아바타북 서비스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게임과 트위터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바타북은 일종의 게임 캐릭터 페이스북으로 유저들이 게임을 하며 서로 인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아이온` 유저들은 게임 중 우연히 알게 된 사이라도 아바타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관계로 만남을 발전시킬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게임 `엑스박스(Xbox) 360` 신제품 역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연동한다.
엑스박스 이용자들은 엑스박스 라이브 기능을 통해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트윗을 하고 친구들이 받는 뉴스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게임 화면을 바로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할 수도 있고 친구 목록을 비교해 자동으로 업데이트 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게임에 SNS 기능을 더하는 이러한 추세는 스마트폰 게임이 대중화되면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게임 이용자 간의 온라인 연대가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넥슨은 지난 14일 RPG `바람의 나라` 이용자 100여명과 함께 게임의 배경무대인 백제 유적지 탐방에 나서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바람의 나라`는 한국의 고대사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게임으로 고구려와 부여가 게임의 배경이다.
넥슨 관계자는 "100여명을 뽑는 이번 이벤트에 무려 1천500명이 신청을 했다"면서 "게임을 통해 이미 친숙해진 백제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개발사 드래곤플라이는 매년 1인칭슈팅(FPS) 게임 `스페셜포스` 이용자 오프라인 축제인 랜파티(Lanparty)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부산에서 열린 첫 랜파티는 5만여명의 유저들이 참석했고 2008년 랜파티는 250여명의 유저들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 금강산에서 진행됐다. 4회 랜파티는 오는 10월 대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게임을 통해 활성화된 온라인 모임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하는 최근의 경향은 소셜게임 붐과 함께 점차 달라지고 있는 게임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게임에 소셜 네트워킹 기능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하나의 네트워킹 수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세계적인 소셜게임개발사 플레이돔의 최고경영자(CEO) 존 플레전트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소셜게임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게임이 소셜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이인화 교수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오프라인 이벤트로 이어져 몸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최근 오프라인 모임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도 "PC게임에 빠지면 오타쿠나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가 되는 세상은 지났다"라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듯 게임을 하면서 안부를 묻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