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난항-수개월 표류, 협상중단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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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채권단과 이란계 엔텍합그룹은 변경계약서 작성 등에 이견이 여전한 상태로, 매각이 향후 수 개월 이상 표류하거나 아예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채권단과 엔텍합에 따르면 양자는 지난 2월초 지난해 11월 체결했던 본계약을 수정키로 하고 3개월간 협상 유예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자는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경협상 내용에서부터 이견이 뚜렷하다. 우선 채권단은 엔텍합의 자금조달 능력에 우려를 갖고 있다. 대우일렉 매각 가격은 4715억원 수준으로 엔텍합은 1000억원 정도만 자기자금으로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내 금융권 차입을 계획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난색을 보이면서 엔텍합은 새로운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몇 차례 대금결제가 미뤄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은 변경계약 이전에 일부 금액의 예치를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환율변동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엔텍합은 지난해 1150원이던 환율이 1070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300억원 정도의 금액 부담이 커졌다며 매각대금 할인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엔텍합은 채권단에 대주주가 바뀌어도 대우일렉이 기존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보시·지멘스 등의 물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그러만 채권단은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채권단은 우선 엔텍합과 변경계약을 조기 체결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협상자의 변경계약 요구가 무리한 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시한을 못 박기 보다는 최적의 방식과 합리적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대금결제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로의 협상자 변경 등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지 11년 만인 지난해 4월월 이란계 엔텍합그룹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맞았다. 하지만 그동안 인도의 비디오폰-리플우드컨소시엄·모건스탠리·리플우드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등장했지만 최종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대우일렉은 수 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매각협상은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가 판단할 부분이지만,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조기에 주인을 찾아 투자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일렉의 최대주주는 자산관리공사로 주식의 57.42%를 갖고 있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5.37%,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6.79%, 5.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표. 대우일렉 워크아웃 및 매각일지

 -1999년 08월 :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와 함께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

 - 2002년 11월 : (주)대우일렉트로닉스 출범

 - 2005년 10월 :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매각 결의

 - 2006년 9월 : 인도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7년 1월 : 비디오콘과의 MOU 파기 - 2008년 2월 : 모건스탠리PE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8년 8월 : 모건스탠리PE 인수포기

 - 2008년 10월 : 차순위자로 리플우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9년 1월 : 리플우드와 매각 협상 결렬

 - 2010년 4월 : 중동계 엔텍합 그룹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 2010년 11월 : 엔텍합 그룹과 본계약 체결

 ※자료:대우일렉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