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경제자유구역을 또 만든다고?

이상한 일이다. 지금도 안된다고 난리인데 또 만든다고 한다. 경제자유구역 얘기다. 경제자유구역은 다른 경제특구와 몇 가지 면에서 다르다. 개발규모가 5000~1만헥타르(ha)로 도시국가 수준이다. 기능도 연구·생산·교역·물류·금융 등 여러 분야가 집적해 있다.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기업도시나 산업특구보다 개발이 더 어렵고 복잡하다.

[데스크라인] 경제자유구역을 또 만든다고?

2003년 8월 처음 만들어진 이래 전국에 6곳이 있다. 올해로 10년차지만 부진한 외자유치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8년간 경제자유구역이 유치한 외국인 투자 금액은 41억4000만달러다. 전체 외투(960억달러)의 5%가 안 된다. 10억달러도 유치하지 못한 곳이 다섯 군데나 된다. 두 군데는 5000만달러도 유치하지 못했다. 외자 유치 전초기지가 돼야 할 경제자유구역이 그렇지 못한 것이다. 학생으로 치면 낙제생이나 마찬가지다.

낙제생을 우등생으로 만드는 게 시급한 데 정부가 또 다른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경기·강원·충북·전남 등 4개 지자체가 새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반기 중 평가해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새로 신청한 곳이 우등생이 될 수 있다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인천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천은 세계제일 공항과 항만이 있어 국내 최고 입지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곳이다. 인력 확보도 비교적 쉬운 수도권이다. 그러나 외자유치 실적은 기대 이하다. 20억달러가 채 안 된다. 세계 경제도 당분간 투자유치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 새로운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도토리 키재기`를 더할 뿐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은 돈이 곧 성공을 좌우한다.

경제자유구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계속 줄었다. 2009년 2760억원에서 지난해 22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1000억대(1221억원)로 떨어졌다. 2009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반토막 났다. 파이는 줄고 있는데 이 파이를 먹으려는 곳은 많아지고 있다.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이 선택과 집중이다. 성공모델이 절실한 경제자유구역은 더욱 그렇다. 우리보다 땅이 100배 이상 큰 중국도 국가적으로 육성하는 경제자유구역은 5개 밖에 안 된다. 현재의 경제자유구역은 `경제`보다 `정치`가 앞서면서 6곳으로 늘었다. 그 결과 세계에 내놓을 만한 성공 모델이 하나도 없다.

추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치가 끼어들면 `경제자유구역 성공`은 더 멀어진다. 최근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을 오는 2021년까지 세계 3대 경제특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 구체적 안을 발표한다. 경제자유구역을 늘리면서 세계 3대 경제특구로 도약시킨다니 언밸런스도 이런 언밸런스가 없다.

방은주 경인취재팀 부장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