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 기반 융합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Decade of the Brain` 프로젝트를, EU는 `European Decade of the Brain` 프로젝트를 통해 뇌 과학 분야를 국가적으로 연구 중이다. 일본도 21세기를 `뇌 연구의 세기`로 선언하고 1997년부터 20년간 뇌 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1998년 1차 뇌 과학 연구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래 2007년까지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4대강 등 국책사업에 밀려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정부는 2011년 3월 21일 뇌 과학 분야를 활용한 산업화를 추진키로 하고 뇌·신경 IT융합 뉴로 툴을 신시장 창출형 미래 산업선도 기술 후보 과제로 선정했다. 다수의 중소벤처기업은 첨단 성장동력 창출 주역으로 부푼 꿈을 안고 과제 참여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정부의 타당성 검토과정에서 뇌·신경 IT융합 뉴로툴 과제는 제외되었고 서랍 속에서 잠자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당시 뇌 산업은 건강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첫째, 건강 측면에서 뇌 산업은 국민의 생활 패러다임을 신체건강 중심에서 인지·학습 등 정신 건강을 포함한 건강관리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사회적 선진화를 촉진한다. 둘째, 뇌 산업은 인지기능 및 정신건강 선진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스트레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증가(10만명당 21.5명) 및 생산성 저하에 따른 막대한 손실 초래(미국의 경우 연간 100조원), 노령 인구의 급증으로 인한 사회비용 급증, ADHD 환자 급증(2009년 6만4000명) 및 막대한 사교육비(약 21조원) 지불, 충격적 사태(쓰나미, 구제역, 연평도포격 등) 발생으로 인한 트라우마 증가 등의 사회·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뇌는 상용화 제품이 없고 막 태동하는 산업이다. 잘만 육성하면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파급 효과를 기술·사회·경제적으로 나누어 설명하면 기술적 측면에서 초소형 기술집약적 정밀 뇌 과학기기 개발을 통한 의료기기와 융합기술의 발전, 사회적 측면에서 ADHD, 우울증 등 약화된 정신건강으로 발생되는 심각한 사회문제 해결·사회적 비용 절감·업무 생산성 향상, 경제적 측면에서 2020년까지 9조원 이상의 국내 신규시장 창출 및 30억달러 이상의 수출효과와 1만8000명의 고용창출 효과·8500억원 설비 투자 효과 등이다.
국가적인 추진 당위성과 가능성에도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이 좌절된 상태다. 이에 차기 정부는 뇌 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다음과 같은 정책 방안과 육성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첫째, 대규모 실험연구(human study)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기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사전 연구조사 단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인력 및 예산이 대거 확보돼야 한다. 둘째, 정신의과학자, 임상심리학자, 교육학자, SW개발자, 기기개발자, 애니메이션전문가, 게임사업자, 통신사업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당 목적의 포럼 혹은 조직을 신설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SW와 디지털 콘텐츠가 합리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법적·제도적으로 체계화해야 한다. 넷째, 뇌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다섯째, 뇌 산업 활성화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 육성 전략도 필요하다. 첫째, 대규모 실험연구를 통해 산업화의 과학적 근거와 신뢰성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 진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할 수 있는 N스크린 기반 IT인프라를 구축해 인지건강·정신건강 향상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사업을 시행하면서 스마트러닝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넷째, 기기의 편리성 확보를 통하여 개인이 생활공간에서 자유롭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한국이 갖고 있는 IT를 활용한 융·복합 기술 기반 초소형 정밀 뇌 관련 기기를 개발해야 한다.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 (선문대 교수·ksnoh@sunmo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