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회장 "넥슨 진짜 위기 아니다"

“넥슨이 진짜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위 ‘안 터진’ 게임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효자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온라인게임 사용자가 줄고 모바일게임 사업에 늦게 대응해 올해 큰 폭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넥슨에 대해 김정주 회장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주춤거리는 것은 맞지만 ‘위기’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김정주 회장 "넥슨 진짜 위기 아니다"

김정주 NXC 회장은 27일 개막한 ‘넥슨개발자컨퍼런스14’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적 악화로 인해 대두된 경영 복귀설도 전면 부인했다. 김 회장은 “넥슨이 일정 규모로 성장하기 전부터 내 자신이 회사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해 여러 전문가와 함께 일했다”라며 “경영에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히트작 부재에 따른 성장동력 상실, 실적 악화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잘 될거라 생각한다’며 여유있게 웃었다. 그는 “넥슨은 2003년에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으로 황금기를 누렸지만 이후부터 성과를 거둔 자체 개발작이 없다”며 “하지만 지난 10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넥슨의 인수합병 등 여러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큰 인기를 못 누리는 게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튼튼해져 진짜 효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히트작 부재 등 넥슨의 여러 문제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주 회장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게임 플랫폼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했지만 여전히 게임의 핵심 경쟁력은 ‘창의’와 ‘재미’라고 꼽았다. 그는 “‘좋은 게임’은 ‘땀이 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게임에 흠뻑 빠지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게임은 땀이 나게 만드는 게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자체 개발 중인 신작에 무게중심을 싣고 미래 동력을 마련하는데 집중한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서구 게임사들은 게임 차별화를 위해 그래픽에 몰두하고 소셜·모바일게임 업계에서는 기존 히트작을 복제한 유사품을 내놓고 있다”며 “차별화되고 재미있으면서 고유의 IP가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넥슨의 미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는 “과거 넥슨은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새로운 시도가 실패해도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문화였다”며 “과거에 잘했던 DNA를 살리고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갖춘 현재의 장점을 잘 섞어서 폭넓고 다양한 실험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