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지분투자 환류세제 과세 대상 빼야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이나 다른 기업을 인수하려고 자금을 쓴다. 분명 투자인데 정부는 아니라고 한다. 정부는 사내유보금에 적용하는 기업소득환류세 과세 대상에서 빼는 투자 범위에 해외와 지분 투자를 넣지 않았다. 해외 투자는 국내 가계소득 증대를 불러오지 않으며, 지분 투자는 기존 자산 매입이라는 이유다.

기업 투자를 독려해 가계 소득과 소비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만든 환류세제다. 그런데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글로벌 경제체제다. 주요 대기업은 해외 매출이 더 많다. 투자 대상도 해외에 더 많다. 국내 투자와 해외 투자는 성격도, 방향도 다르다. 해외 투자를 억제한다고 국내 투자로 돌아설 일도 없다. 특히 자원개발 사업은 해외 밖에 없다. 기업이 해외 투자를 잘해 경쟁력을 높인다면 국내 산업에 긍정적이다.

대기업이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중소벤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지분 투자는 경제 활성화에 더욱 긍정적이다. 대기업은 유망 기업을 인수해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을 발굴한다. 투자를 받은 중소벤처기업은 더 성장할 기회를 갖는다. 고용도 더 창출한다. 무엇보다 지분 투자 확대는 M&A 활성화로 이어져 벤처 생태계 구축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적극 독려하는 기술금융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된다. M&A시장 없이 기술금융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겠는가.

대기업이 앞으로 더 늘려야 하며, 정부도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권장해야 할 투자를 세법상 투자로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해외와 지분 투자를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면 안 된다는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 특히 해외 투자 가운데 자원개발 투자만은 투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요구다.

정부는 환류세제에 재계가 반발하자 세수 증대가 아닌 투자 활성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기업이 큰 투자로 여기는 것을 투자로 인정하지 않으니 정부 논리에 모순이 생긴다. 정부가 환류세제 취지는 그대로 살리더라고 실효성 위주로 다시 점검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