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 실적 내리막… 전방산업 침체

PC는 이미 성숙 시장으로 변모했다.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PC는 이미 성숙 시장으로 변모했다.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이 감소세다. PC, 스마트폰 시장 침체 탓이다.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95% 이상 점유율을 가진 인텔은 1분기 매출 137억달러, 순이익 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순이익은 3%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실적은 시장 기대치 대비 3000만달러 밑돈 수치다. 인텔이 제시한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시장 예상치(141억달러) 대비 낮은 135억달러에 그쳤다. PC 시장은 계속 나쁠 것으로 인텔은 전망했다. 인텔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체 인력 11%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 주력 사업을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쪽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서 50% 이상 점유율을 가진 퀄컴은 2016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 56억달러, 순이익 12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순이익은 11% 늘었으나 매출은 19% 감소했다. 매출 감소 원인은 칩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모바일AP와 모뎀칩을 지칭하는 MSM 칩 출하량은 1억890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9%나 줄었다. 퀄컴은 이미 지난해 이맘때쯤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다. 매출이 줄어도 이익 수준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8.3%, 18% 감소했다. 올초 발생한 지진 영향을 일부 받았으나 전반적인 전방 산업 수요가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1분기 PC 출하량은 648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9.6% 줄어들었다. 분기 PC 출하량이 6500만대를 밑돈 것은 2007년 이래 처음이다. PC 시장은 6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다.

1분기 애플 아이폰 출하량도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분기 애플 아이폰 출하량도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잘나가던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세가 꺾였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30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마크 리우 TSMC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스마트폰 성장 전망치를 8%에서 7%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PC,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메모리 가격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위 메모리 업체 미국 마이크론은 D램 가격 하락세를 이기지 못하고 적자로 전환했다. 마이크론은 2016 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2016년 2월) 100만달러 순적자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이 분기 적자로 돌아선 건 2013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선 애플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각)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부품산업을 이끌어왔던 PC,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면서 후방 산업계는 가격 하락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