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50년]<6> 붙이고 떼어 내고… 삼성 반도체 사업체의 역사

이병철 선대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오른쪽)
이병철 선대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오른쪽)

삼성 반도체 사업체는 인수, 합병, 분리에서 다시 합병의 역사로 이어진다.

지금 삼성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관장하지만 첫 시작은 삼성반도체였다. 삼성반도체의 전신은 1974년 1월 강기동 박사가 설립한 한국반도체다. 그해 12월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사재를 털어 지분 50%를 취득,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 회장은 3년 뒤인 1977년 12월 30일 한국반도체 잔여 지분 50%를 추가로 인수, 이듬해 3월 2일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했다.

삼성반도체는 반도체 전후 공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반도체 기업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가 미래 산업계 근간이 될 `쌀`이 될 것으로 내다봤고, 결과로 볼 때 이 결정은 옳은 것이었다.

삼성반도체는 그러나 자체 설계 역량 부족으로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혼자 힘으로 버티지 못한 삼성반도체는 1980년 1월 삼성전자로 흡수 합병됐다.

약 2년 뒤인 1982년 10월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를 한국전자통신(KTC)이 인수하는 절차를 밟아 그해 12월 27일 KTC 사명을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국영기업인 KTC를 인수, 통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었다. 삼성반도체통신은 이후 이병철 회장의 `2·8 도쿄 구상`을 실현할 그룹의 핵심 사업체로 발돋움하기에 이른다.

1987년 11월 19일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이 78세를 일기로 타계함으로써 삼성은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회장 타계 1년 후인 1988년 11월 1일 삼성전자로 삼성반도체통신을 흡수시킨 후 `제2의 창업`을 선언한다. 지금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 11월 1일인 것은 1988년 당시 삼성전자가 삼성반도체통신을 흡수 합병한 날을 기념한 것이다.

[한국 반도체 50년]<6> 붙이고 떼어 내고… 삼성 반도체 사업체의 역사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