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의 성공경제]<51>선발주자, 그들은 누구인가(9), 아이디스

[이장우의 성공경제]<51>선발주자, 그들은 누구인가(9), 아이디스

아이디스는 짧은 제품 수명 주기를 특징으로 하는 정보기술(IT) 제조 산업에서 선발 주자가 걸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이 회사는 1997년 KAIST 전산학 박사 과정에 있던 김영달 대표가 대학원 동료들과 함께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했다. 그는 대학원 동기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정주 넥슨 회장 등과는 달리 제조 분야에서 창업 아이템을 선택했다.

그는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1등 하는 기업을 세운다. 둘째 대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창업한다. 셋째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신시장이나 변화하는 시장으로 진출한다.

결국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충족시키는 `디지털 영상 저장 및 전송장치`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선택했다. 보안용 영상감시 장치 시장이 `디지털` 신기술로 재편될 것이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후 보안 요구가 급증하면서 단시간에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핵심 목표는 해외 시장이었기 때문에 재빨리 세계 각국의 품질 시험을 받았으며, 1999년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을 제치고 시드니올림픽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2001년 `수출 500만달러 탑`을 시작으로 2005년 `5000만달러 수출의 탑` 등을 수상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2002년과 2004년에는 미국 포브스지의 `세계 200대 BEST 중견기업`에 선정됐고, 2007년에는 세계 DVR 시장점유율 7%로 1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떠오르는 DVR 시장에서 선발 주자로 성공한 데에는 진입 전략이 주효했다. 대기업과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확실한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확보했으며,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했다.

이 회사는 자체 상표로 직접 영업에 나선 2013년 이전까지 영업이익률이 20% 수준을 상회하고, 부채 없는 경영을 해 왔다. 매출액 대비 약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 높은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이후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후방 시장에서 계속 1위를 유지했다. 2013년에는 세계 보안 전문 잡지 A&S로부터 영상감시 부문 전 세계 5위를 인정받았다.

이렇듯 경쟁력을 유지·확보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경영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첫째 부족한 경영 자원을 창의 방식으로 보완해 나갔다. 보안 산업은 원래 보수 성격이 짙고 유통 구조가 폐쇄된 형태이기 때문에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거래처 확보가 매우 어렵다. 아이디스는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고 제휴를 통해 부족한 자원과 능력을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국내 및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했다. 즉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활용, 제품을 직접 개발해서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판매 및 시장 개척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였다.

둘째 수시로 변화하는 IT 산업에 대응해 지속 가능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DVR 기술이 네트워크 영상저장장치(NVR)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김영달 대표는 `지속 성장`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다시 한 번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대기업이 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두 번째 목표인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보안, 산업용 디스플레이, 카드프린터 등 3개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앞으로 각 분야의 세계 1등 기업을 만들어서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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