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능 정보사회, 의료시스템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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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지능 정보사회, 의료시스템부터 시작하자

인간의 능력이 하늘을 넘보는 순간 하나님은 언어를 혼잡하게 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탑 건설 사업을 중단시킨다.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다.

바벨탑이 정확히 무엇을 상징하는가는 아직 많은 학자의 논란거리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지식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공유라는 점이다.탑을 무너뜨린 것도 아니고 비를 내려 공사를 못하게 한 것도 아니라 단지 지식 공유를 더디게 하는 것만으로 인류의 대역사는 중단됐다.

정보 공유란 지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된 것은 언어가 있다는 점이다. 문자와 구텐베르크의 인쇄 혁명에 의해 지식을 공유하고 보존하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인류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됐다.

지금 우리는 정보통신에 의해 또다시 지식을 보관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혁명의 기로에 서 있다. 모든 인간이 컴퓨터와 맞먹는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면서 그것을 이용, 정보를 공유한다.

즉 인터넷, 플랫폼, 클라우드 등 형태로 전 세계 지식을 공유하게 된다. 지식 창출 속도가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정보 혁명에 의한 새로운 지식 창출 기술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또는 지능정보사회 도래는 그 예고편을 보이고 있다.

산업사회로부터 넘어온 언론, 정치, 대학, 병원, 기업, 금융 등 분야는 큰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쇄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제도권의 지식 독점은 정보 공유에 의해 새로운 모델로 변화되고 있다.

뉴스나 뉴스 해석은 더 이상 기존 언론 기관의 독점물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플랫폼, 팟캐스트 등으로 공유되고 해석돼 독자에게 전파된다.

정부의 지식 독점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으며, 수많은 시민단체와 미소(微小) 권력은 새로운 정부 시스템을 구성할 것이다. 대학도 더 이상 고등 지식을 전파하고 산업 인력을 키워 내며 지식 획득에 인증을 주는 유일한 기관이 아니다.

도래하는 지능정보사회의 다른 특징은 독점된 지식 자체가 외부에 쉽게 공유, 다른 지식과 결합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 특정 독점 지식이 시스템화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의사의 진단 지식은 최근 인공지능(AI) 왓슨에 의해 구현돼 앞으로 의사 진단 지식을 대처하게 될 것이다. 시스템화된 지식은 컴퓨터 상에 있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다.

더 이상 일요일 진료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유방암의 세계 권위자를 만나기 위한 수고도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효과 높은 방법은 우리가 가장 시급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의료 시스템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이고, 앞으로 국가의 심각한 문제인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이다. 다만 사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원격 의료에 대한 시험을 계속해야 하며, 빅데이터·정밀의료 등과 연계한 새로운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병원 간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피할 수 없는 지능정보사회를 우리 사회 발전으로 삼기 위한 정부와 사회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zoonk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