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호황에도 IMID는 역주행...전시회 전문화 시급

디스플레이 시장 호황에도 올해 국제정보디스플레이산업전(IMID)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참가 부스가 13%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대전(SEDEX)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며진 것과 대비됐다.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와 전시회가 분리 개최된 이후 IMID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강국에 걸맞은 통합 행사 재건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전자전(KES), SEDEX, IMID가 함께 열린 대한민국전자산업대전이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경기 호황으로 관심을 모은 이번 행사는 반도체 전시 부스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IMID 전시 부스는 지난해보다 외려 줄었다.

지난해 IMID는 126개 기업이 337개 부스 규모로 참여했다. 올해는 참여 기업이 106개사로 줄었고, 부스도 292개에 그쳤다. 시장이 호황인 반도체대전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점과 대조된다. 반도체대전은 지난해 170개사 480부스에서 올해 180개사 517부스로 커졌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대부분 전시 부스 계약이 마감됐다”면서 “장비·재료·부품 등 반도체 후방산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칩 설계 생산 분야에선 스마트폰 같은 완성품 고객사를 잡기 위해 각각 전시회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국면이 전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1, 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매년 투자액이 상당히 크다. 두 업체는 올해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세워 놓고 각종 증설 작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후방산업계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에도 대형 패널 업체가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이 영향력 면에서 독보하고 있다”면서 “관련 전시 규모가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해석했다.

디스플레이 호황에도 IMID는 역주행...전시회 전문화 시급

반도체 설계자산(IP), 반도체 신생 벤처, 설비 공정 진단 등 최근 뜨는 분야에선 공동관 구축도 줄을 이었다. 일본 롬,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 등 그동안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던 해외 업체들도 이번에 처음으로 반도체대전에 전시 부스를 차렸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반도체 못지않은 호황을 누렸지만 IMID 전시 규모는 역주행했다. 업계는 IMID 전시에 기업 참여가 부진한 이유를 전시 효과 문제로 꼽았다. 중국에서 투자가 활발한 만큼 해외 전시나 영업에 더 비중을 두고 제품과 기업 브랜드를 알릴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IMID는 미국 SID, 일본 IDW와 함께 세계 3대 전시·학술대회로 꼽힌다. 2008년부터 일반 전자제품 전시회인 한국전자전, 반도체 전문 전시회인 반도체대전과 통합됐다.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와 전시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2012년부터 IMID 학술대회를 전자산업대전에서 분리해 별도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 IMID 학술대회는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렸다.

디스플레이학회는 세계 최신 기술 연구개발(R&D) 흐름을 볼 수 있는 학술대회와 이를 반영한 최신 제품 동향을 보여 주는 전시회를 통합 개최하는 게 가장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전자산업대전에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전시를 통합하면 전체 전시 규모는 키울 수 있지만 개별 전문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세계 디스플레이 학계와 업계가 학술대회와 전시회를 함께 개최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다시 IMID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전시회는 기업인 위주로 참석하지만 학술대회와 통합해서 개최하면 대학과 연구소의 전문가도 참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행 기술 개발 흐름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도 직접 만날 수 있는 등 첨단 기술 커뮤니티를 쉽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술대회를 병행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산·학·연 전문가들과의 접촉점을 더 넓힐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신성태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수석부회장은 “학술대회에서 대학과 연구소뿐만 아니라 기업도 연구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 때문에 첨단 기술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모으는 장이 형성된다”면서 “한국이 세계 디스플레이 1등 국가인 만큼 IMID 학술대회와 전시회를 통합, 글로벌 디스플레이 대표 이벤트로 더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산업 측면에서도 한국을 추격하고 있지만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등 국가라는 이미지와 브랜드도 갖고 싶어 한다”면서 “한국이 '1등 기술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까지 뺏기지 않으려면 IMID를 육성하려는 전략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