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는 스마트시티 선도(先導) 도시다. 지난해 6월 세계도시 전자정부협의체(WeGO) 어워드에서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 시장은 '아·태 도시 스마트시티 공동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고양시는 스마트폰 하나로 교통, 관광, 일자리 같은 모든 시정을 시민에게 전달한다. 스마트 쓰레기 수거관리 시스템은 고양시가 자랑하는 대표 서비스다. 고양시 지향점은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 도시다.
최성 고양시장을 2월 6일 오전 고양시청 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서 인생 항로가 바뀌었다. 교수를 꿈꾸던 그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 입안에 참여했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 대표단으로 일했다. 남북 IT교류 협력에도 크게 기여했다. 17대 국회의원을 거쳐 고양시장에 출마,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시장 3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방분권 전도사로 불린다. 미국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해야 청년 일자리 난과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우선으로 추진 중인 고양시 평화통일 경제특구 지정과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는 남북 경제협력과 평화적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초대형 사업이다.
-지방분권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지방분권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동의했다.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나를 '지방분권 전도사'라고 불렀다. 과분한 별칭이다. 우리도 미국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개헌을 해야 지방소멸 위기와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왜 지방분권을 주장하나.
▲지방자치를 시행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권력 구조는 중앙에 집중해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 대부분이 위기다. 지자체에 인사와 조직, 재정에 대한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 고령화나 일자리 난도 지방분권을 해야 해결할 수 있다.
-올해 최우선 역점 사업은.
▲고양시 최대 일자리사업이자 민·관·산·학·연 협치로 추진하는 '통일한국 고양실리콘밸리 프로젝트'다.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와 '방송과 영상, 전시, ICT메카 육성' '고양 청년 스마트타운' '고양시 IoT 융·복합 시범단지' '신 한류 문화관광벨트' '대곡역세권 개발' '킨 텍스 제3전시장 건립'과 연계한 프로젝트다. 총 6조7000억원 사업비를 투입한다. 25만개 일자리, 30조원 경제효과 창출을 예상한다. 이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과 새로운 고양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양시가 지방분권 시대를 선도하는 신성장 자급도시로 발전하고 4차 산업혁명 전초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
-막대한 사업비를 어떻게 마련하나.
▲정부와 경기도, 기업체, 자치단체가 협력해 추진한다.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와 경기방송영상단지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관리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가 주관한다. 청년스마트타운은 중앙정부와 LH, 한류월드 테마파크는 CJ를 주축으로 경기도가 담당한다. 투자유치를 위해 지난해 최대 재외 동포 경제단체인 세계 한인무역협회와 투자유치 협정서를 체결했다. 중국 소프트웨어 매출 100대 기업인 아이소프트스톤사와 미용과 바이오 분야 1위 기업인 유미도 국제연쇄홀딩스집단, 영상분야 투자를 하는 수엉 그룹 등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노르웨이 등 세계 104개국 286개 도시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간 가교역할을 하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글로벌 협력관계를 맺고 실리콘밸리 육성 노하우를 고양시에 접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고양시 스마트시티 추진 실태와 성과는.
▲고양시는 지난해 6월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도시 전자정부협의체(WeGO) 어워드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부문 1위 '금상'을 수상했다. 고양시 지향점은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CT를 이용해 교통과 생활정보, 범죄예방, 에너지 절약, 환경문제 해결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재난, 교통, 도서관, 보건소 정보를 제공한다. 쓰레기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수거 빈도를 줄여 청소행정 효율성을 높였다. 또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쓰레기를 압축해 수거 횟수도 줄였다. 고양시는 스마트시티 사례를 해외에도 널리 홍보했다. 지난해 9월 대전에서 열린 '2017 아시아 태평양 도시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태 도시 스마트시티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국제 전기통신연합(ITU)과 아·태 포럼을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에 참가해 고양시 스마트시티 사례를 해외에 소개하고 시스템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청년 스마트 타운과 IoT 융·복합 실증단지 추진 계획은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스마트타운과 IoT 융·복합 실증단지 시업사업자로 고양시가 선정됐다. 국토부와 LH와 협의해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과 지능형 교통시스템, 스마트안전 기능을 갖춘 최고 주거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융복합 시범사업은 주차 안내 서비스와 생활환경 쾌적 지수 서비스, 지능형 지킴이 가로등, 스마트 쓰레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진 중인 평화통일 경제특구법 제정은 어떤 상태인가.
▲지난해 10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고양시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유사법안을 통합해 추진할 것으로 안다. 850만평에 달하는 남북접경지역을 통일경제특구화 하면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제2 개성공단과 같은 평화산업 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나.
▲청년 창업을 돕기 위해 1인 미디어 창작센터와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양시 ICT 기반 창업,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지원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신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반 창업과 기술개발을 돕기 위해 가상현실(VR)과 빅데이터 스마트시티, AI, 드론, 블록체인 같은 기술발굴과 개발도 지원한다.
-일자리 창출 계획은.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를 끝내면 25만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고양시는 청년드림 잡 페스티벌, 호호성공페스티벌, 중장년 취업박람회, 장애인 취업역량강화 교육 등 채용행사를 100여회 이상 개최해 총 6800여명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평가에서 고양시가 161개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맞춤형 일자리 제공과 이음플러스, 신바람난 경로당 사업을 펼쳐 2014년 노인일자리 사업 전국평가에서 3개 분야 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스타필드와 이케아 등 대규모 업체가 고양시에 입주하면서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고양 시민 채용, 소상공인 지원 등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도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연계해 '찾아가는 고양 일자리버스'를 운영해 시민들이 보다 쉽게 일자리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는 시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복지·금융기관을 한 자리에 모아서 복합적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한다.
-희망보직제 혁신 인사시스템이란 게 어떤 것인가.
▲공정하고 투명하며 적재적소 인사를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혁신 인사시스템이다. 학연과 지연, 혈연을 원천 배제한다. 공직자가 희망하는 보직을 1위부터 4위까지 제출하면 이를 심사해 적재적소에 인사하는 방식이다. 이 혁신 인사시스템은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안정부에도 정책 제안을 했다. 전국으로 확산했으면 좋겠다.
-3선에 도전하나.
▲공약한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고심 끝에 3선 도선에 결심했다. 고양시를 부채가 없는 도시,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교육도시,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도시, 일자리가 많은 자족도시, 한국을 대표하는 신 한류 문화예설 도시를 만들겠다. 아울러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일익을 하고 싶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라'다. 취미는 독서다. 배구나 축구, 야구 같은 구기종목은 다 좋아한다.
최성 고양시장은 고려대학교 외교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비서실 행정관과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남북정상회담 준비 접촉회의 대표단으로 일했다.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와 미국 존스흡킨스대학 방문학자를 역임했다. 17대 국회의원(경기 고양)으로 의정활동을 했고 2010년 8대 고양시장에 당선돼 연임했다. 당시 전국 최초 야5당과 시민단체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하이브리드 소형차를 8년째 관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김대중 사상 계승발전위원장과 전국 대도시 시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도전에서 소명으로'와 '나는 왜 대권에 도전했나' '울보시장' 등 다수가 있다.
이현덕 대기자 hd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