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통위, 통신인프라 정책 중심 잡아야

페이스북 불공정행위 조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다음 주에 열리는 전체회의에 페이스북 제재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16년 페이스북은 망 사용을 놓고 SK브로드밴드와 갈등을 빚자 접속 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SK와 LG유플러스의 페이스북 우회 접속 경로를 막아 해당 이동통신사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쓰기 어렵게 만들었다. 급기야 방통위가 실태 조사에 나서 새해 초에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지만 차일피일 발표 일을 미뤄 왔다.

이 과정에서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케빈 마틴 페이스북 정책담당 부사장이 직접 방한했다. 마틴 부사장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지낸 거물이다. 방통위 제재 관련 소통 이외에도 기업 역차별, 조세 회피 등 시장 상황을 파악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SK브로드밴드와의 협상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방통위는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처벌 수위는 신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방통위가 고심하는 배경이 최근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보복으로 비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과연 망 사용료까지 정부가 관여해야 할 사안인지도 확신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통신 인프라와 관련한 정책만큼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통신은 네트워크가 전부일 정도로 망 품질이 서비스를 좌우한다. 일정 수준의 통신망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 지속이 불가피하다. 공공 목적이 아니라면 시장 논리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무임승차가 많아질수록 결과는 불 보듯 뻔해진다. '공유지 비극'이 통신 시장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더욱이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망 중립성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다국적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망 트래픽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 역차별에 이어 통신 인프라 정책까지 정부가 원론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면 이는 한마디로 책임 회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