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펍지가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자웅을 겨루는 e스포츠 월드컵을 연다. 글로벌 흥행을 기반으로 국가대항전 성격의 e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은 배틀그라운드가 처음이다. 펍지는 이를 시작으로 고도화된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지섭 펍지 e스포츠 디렉터는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6개국이 참전하는 '2019 펍지 네이션스컵(PNC)'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는 우리나라 기업이 지식재산권(IP)을 획득한 대표 게임으로, 펍지가 PNC로 e스포츠 국산화에 시동을 건 셈이다. PNC는 세계 최대 상금을 자랑하는 '도타2 디인터네셔널' 또는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쉽', 지역 연고제를 기반으로 하는 '오버워치 리그' 등 세계 수준의 e스포츠 대회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PNC는 세계 120개 배틀그라운드 프로팀 선수들 가운데 최고만 모이는 e스포츠 대회다. 총상금 50만달러(약 6억원)를 놓고 9~11일 사흘 동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5개 대륙 16개 팀이 대결을 펼친다.
PNC는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2019 펍지 코리아 리그(PKL) 페이즈2 상위 6개팀 가운데 선발된 선수가 출전한다. 대표팀 감독은 PKL 페이즈2 우승팀인 젠지의 배승후 코치가 맡는다. 신 디렉터는 “e스포츠를 일시적인 마케팅·홍보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생 가능한 하나의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장기 투자할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기, 합리적인 연습 조건, 충분한 보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펍지는 이날 경제력을 스스로 갖춘 e스포츠 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5개년 계획도 발표했다. PNC를 시작으로 e스포츠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만든다.
앞으로 5년 가운데 첫 3년은 펍지 e스포츠 흥행력을 입증하고 수익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후 2년은 모든 시장 참여자가 장기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한다.
프로팀과 상생 가능한 사업 구조 마련에 무게를 둔다. 지역 리그 아이템, 글로벌 대회 아이템 판매 수익을 팀들과 나누는 등 직접적 금전 지원보다는 수익 창출 모델을 구축한다. 궁극적으로 팀 브랜드를 강화해 경제 자생력이 유지되는 e스포츠 구단을 탄생시킨다. 펍지, 프로팀, 대회 파트너 사이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한다.
신 디렉터는 “국가별로 선발된 올스타가 참여하는 유일한 대회”라면서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응원할 수 있는 팀을 제시하고 몰입감을 더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해 최적화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신 디렉터는 “최대 동시 접속자 수 1억명이 넘은 글로벌인비테이셔널(PGI)로 배틀로얄 장르 e스포츠 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시청 경험 증진과 엔터테인먼트 가치 제고를 포함한 모든 사항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