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앞둔 레몬 "모회사 뛰어넘는 성장역사 기대"

나노소재 기업 레몬이 오는 28일 기술특례상장한다. 지난해 3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어 연결기준 실적 효과로 모회사 톱텍 경영실적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환 톱텍 회장은 수 년 후 톱텍을 뛰어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레몬(대표 김효규)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상장 간담회를 열고 19일부터 20일까지 청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2일과 13일에 걸쳐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은 410만주로 예정금액은 254억~295억원 수준이다. 공모가밴드는 6200원~7200원이다.

레몬 김효규 대표 (사진=레몬)
레몬 김효규 대표 (사진=레몬)

레몬은 자체 개발한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나노소재를 활용한 모바일기기용 전자파간섭(EMI) 차폐용 도전 테이프를 양산했다. 5G 영향으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뎀칩을 분리해 각각 탑재하는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PCB를 위아래 2층 구조로 배치할 수 있는 5G용 PCB SMD에도 이 기술을 적용했다.

차세대 소재인 나노 멤브레인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퓨쳐라이트' 라인용으로 2018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레몬은 노스페이스와 3년간 나노 멤브레인 소재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 자체 브랜드 '에어퀸'을 출시하고 여성용 위생제품과 방역 마스크에 나노 멤브레인을 적용했다.

레몬이 생산하는 나노 섬유는 굵기가 100~200나노미터(nm)로 머리카락 굵기의 500분의 1 수준이다. 기공 크기가 약 300nm, 기공률 85%로 통기성이 높아 땀은 효과적으로 배출하면서 방수성은 높다.

김효규 레몬 대표는 “나노 멤브레인은 폴리머 용액에 높은 전압을 가해 나노파이버(나노섬유)를 생산하는 전기방사 공법으로 생산한다”며 “폴리머 용액 조성법이 까다롭고 전기방사를 균일하게 도포해 수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게 어려워서 세계에서 양산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레몬은 나노 기술로 코스닥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획득했다.

레몬은 자체적으로 설비를 설계하고 장비기업인 모회사 톱텍이 해당 장비를 제작해 양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현재 세계서 유일하게 레몬만 나노 멤브레인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스페이스는 퓨쳐라이트 제품에 2000만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고어텍스와 제대로 경쟁하고 더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나노 멤브레인이 자리매김하는데 노스페이스와 협력이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레몬은 올해 매출 9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EMI 부품 사업 540억원, 나노 멤브레인 사업 44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에어퀸 론칭에 따른 광고·마케팅비와 인력 충원 등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올해부터 본격 이익이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레몬이 성장하면 모회사 톱텍 실적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톱텍은 핵심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집행하면서 매출이 2016년 3927억원에서 2017년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투자가 줄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성에 공급한 장비 기술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의혹까지 받으면서 실적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누적 3분기 영업손실은 79억원에 달한다.

톱텍은 레몬 지분 6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재환 회장은 톱텍 지분 28.58%를 보유했다.

레몬은 올해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향후 2년 동안 기존 5개 라인 4000만㎡에서 17개 라인 1억6000만㎡로 늘릴 계획이다.

레몬 관계자는 “나노 멤브레인은 바이오와 고내열 분리막, 더 나아가 생분해성 멤브레인, 인공각막, 유해가스 감지센서 등 중장기로 확대할 만한 응용분야가 많다”며 “모회사 톱텍을 뛰어넘는 성장성으로 가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