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 NE "투싼급 크기로 패밀리카 시장 노린다"

독자개발 전용 플랫폼 E-GMP 채택
엔진룸 없애고 넓은 실내공간 갖춰
내년 1분기 7만7000대 양산 목표

현대자동차가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첫 전용 전기차 'NE EV'(프로젝트명)가 투싼급 차체를 갖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차급을 설정했다. 3~4인용 패밀리카 시장이 공략 대상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장점을 활용해 기존 대중 전기차 시장의 주류인 소형차보다 차체를 대폭 키운다. 국산 최초의 전기 패밀리카로 국내외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영동대로 테슬라 청담스토어 앞 도로에서 위장막을 쓴 채 시험 주행 중인 현대차 NE EV가 독자 카메라에 포착됐다. NE EV는 뒤쪽 기아차 니로보다 월등히 큰 차체를 지녔다. (사진=독자 제보)
서울 영동대로 테슬라 청담스토어 앞 도로에서 위장막을 쓴 채 시험 주행 중인 현대차 NE EV가 독자 카메라에 포착됐다. NE EV는 뒤쪽 기아차 니로보다 월등히 큰 차체를 지녔다. (사진=독자 제보)

15일 업계에 따르면 NE EV는 현대차 투싼급 콤팩트 SUV(유럽 기준 C세그먼트 SUV)로 차급을 설정했다. 차체 크기는 투싼보다 크고 싼타페보다 작다. 전장은 4600㎜ 전후로, 투싼(4480㎜)보다 길고 싼타페(4770㎜)보다 짧다. 전고는 1600㎜ 수준으로 투싼(1650㎜)보다 낮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 간 거리는 3000㎜에 육박해 투싼(2670㎜), 싼타페(2765㎜)보다 월등히 길다.

투싼급 차체에 싼타페급의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은 것은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와 달리 E-GMP를 적용해 엔진룸을 완전히 없애고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가상 개념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가상 개념도.

E-GMP를 처음 적용해 양산하는 NE EV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효율적 공간 구성이 가능해 고객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차급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변경할 수 있고, 전기 에너지를 활용한 외부 하드웨어(HW) 기기 탑재도 쉬워진다.

현대차는 이를 '스타일 셋 프리'로 정의했다. 고객 요구에 맞춰 배터리 등 동력계 부품을 교체하거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소형가전, 사무기기 등 외부 HW 기기를 탑재하는 등 차량 개인화가 가능하다.

현대차 NE EV 기반이 되는 45 콘셉트.
현대차 NE EV 기반이 되는 45 콘셉트.
현대차 45 콘셉트 측후면.
현대차 45 콘셉트 측후면.

최신 플랫폼을 적용하면서도 전체 디자인은 아날로그를 지향한다. NE EV 테스트 차량 사진을 보면 외관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EV 콘셉트카 '45'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적용했다. 45는 지난 1974년에 공개한 포니 쿠페 콘셉트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

45는 1970년대 항공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모노코크 방식 차체에 공기역학과 경량화 기술을 적용했다. 전면부는 움직이는 정육면체 모양 램프인 키네틱 큐브 램프를 선보인다. 사이드미러는 거울 대신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CMS)을 채택, 차체 안쪽에 숨겨져 있다가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바깥쪽으로 펼쳐진다.

현대차 45 콘셉트 실내.
현대차 45 콘셉트 실내.

실내 공간은 '스케이트보드' 방식을 적용했다. 바닥 면에 배터리팩을 장착,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실내 바닥을 튀어나온 부분 없이 평평하게 구현했다. 평평한 공간에는 거실에 가구를 놓은 것처럼 나무·패브릭·가죽 소재를 적용했다.

현대차는 내년 1분기 NE EV 양산 목표를 7만7000여대로 설정했다. 고전압 배터리팩 적용으로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최대 5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배터리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한다. 현대차는 NE EV 출시를 앞두고, 내년까지 전국 20곳에 초급속 충전소 '하이차저'도 구축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