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연구반 '투명성' 중심으로 논의 재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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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정책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망 중립성 연구반에서 데이터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이 의제로 부상했다. 연구반 논의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제를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지 주목된다.

망 중립성 연구반은 제7차 회의를 앞두고 통신사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전문가를 대상으로 주요 의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해 관계자의 폭넓은 의견 수렴으로 망 중립성 관련 정책 논의를 발전시키려는 행보다.

CP 진영은 데이터 트래픽 관리 '투명성'을 보장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명성은 통신사(ISP)가 트래픽 관리 범위, 적용조건, 방법 등을 적정 기준에 근거해 이용자에 공개하고, 사업자간 비교가능성을 위해 공통 양식을 제시하는 절차다.

투명성은 5세대(5G) 이동통신 핵심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특수서비스'로 규정해 합리적 데이터트래픽 차별을 허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특수서비스 도입 진영은 스마트팩토리, 원격수술, 커넥티드카 등 서비스는 망 중립성 예외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적용한 초저지연 성능을 보장할 수 없을 경우 이용자 안전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CP는 데이터 트래픽 품질 제어가 필요한 사례와 품질 수준에 대해 투명한 기준이 없다면 이동통신사가 자의적 기준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CP 진영은 특수서비스 운영과정을 포함해 네트워크 관리 전반에 대해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특수서비스 허용방침을 정한 유럽연합통신규제기구(BEREC) 역시 투명성과 일반서비스에 대한 영향 배제를 중요 기준으로 설정했다.

연구반이 투명성 논의를 시작한 것은 그동안 특수서비스 허용이라는 쟁점에 대해서만 평행선을 달리던 데서 벗어나, 새로운 전제를 바탕으로 논의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망 중립성 논의는 진통이 적지 않았다. 네이버와 인터넷기업협회 등 일부 구성원이 망중립성 완화에 반발해 연구반을 탈퇴했다. 하지만 통신사와 카카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등 구성원은 망 중립성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연구반이 투명성에 대한 공감대와 합의를 바탕으로 논의를 발전시킬 경우 합리적인 방향으로 망중립성 정책 개선은 물론이고 정책 정당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망 중립성 전문가인 조대근 잉카리서치앤컨설팅 대표는 “투명성은 특수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라며 “이용자 관점에서도 투명성은 서비스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된다는 점에서 논의를 합리적으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