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계는 신뢰가 기본이다

[사설]통계는 신뢰가 기본이다

9월 1일은 통계의 날이다. 통계청은 1일 '통계청 승격 30주년 및 제26회 통계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올해 기념식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이 자리에서 강신욱 통계청장은 “데이터 개방과 공유를 더 확대해 국가 데이터 허브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국가 통계 개선·개발 프로세스 표준화를 통한 국가통계 품질을 높여 나가는 등 신뢰할 수 있는 통계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통계의 날을 맞아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혁신을 통해 '살아 숨쉬는 통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통계 혁신이 필요하며, 데이터의 융합·활용을 통해 통계 패러다임 변화에도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통계의 날은 지난 1995년에 제정됐다. 우리나라 근대 통계 시발점인 '호구조사 규칙'이 시행된 1896년 9월 1일을 기념하고 통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09년부터는 통계법에 근거를 둔 정부기념일로 격상됐다. 강 청장이 언급했지만 통계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왜곡이 없어야 한다. 유독 이번 정부는 통계 숫자를 놓고 구설수가 많았다. 정권 입맛에 따라 통계를 조작하거나 침소봉대해 발표한다는 의혹이었다. 특히 국민에게 민감한 일자리, 경제성장률, 물가 통계 등과 관련해서는 적잖은 시비가 붙었다.

통계는 정책을 위한 기본 데이터다.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각종 통계 수치부터 찾는다. 만약 통계가 잘못됐다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장과 괴리될 수밖에 없다. 위기 상황일수록 시의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왜곡된 통계 자료로 정책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통계 자료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 당장 불편하고 여론의 뭇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통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경제에서 통계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26주년 통계의 날을 맞아 통계는 신뢰에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