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젊은 CEO' 전진배치…미래 동력찾는 실무형 조직으로 대전환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13개사 대표 교체...50대 인사 대거 발탁
임원 직급단계, 6단계서 5단계로 축소
직제 단순화로 실무형 조직 변화 노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이 젊은 CEO를 대거 발탁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싣는다. 임원 수를 줄이고 직제를 단순화해 젊고 민첩한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를 꾀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맞서 인적 쇄신을 통해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내부 쇄신을 서두르기 위해 예년보다 시기를 한 달여 앞당겼다.

이번 인사는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세대교체와 임원 직제 개편에 초점을 맞춰졌다. 13개사 대표를 교체하고 50대 초반 젊은 인재를 대거 등용했다.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신임 식품BU장에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올해 음료와 주류 부문통합 대표를 맡아왔다. 강희태 유통BU장과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은 유임됐다.

그룹 컨트롤타워 롯데지주도 일부 변화를 줬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박은재 율촌 변호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계열사 대표는 새판을 짜기 위한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에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 마트사업부 대표에는 롯데네슬레 대표인 강성현 전무를 발탁했다. 두 대표 모두 1970년생(만 50세)이다.

롯데푸드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에는 LC USA 대표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롯데지알에스 대표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로, 50대 초반 경영진을 대거 등용해 힘을 실었다.

데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작년보다 20% 줄였다. 임원 600여명 중 30%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10%를 새 임원으로 채웠다. 임원 자리 약 100개가 줄어든 셈이다.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올해 그룹 전반에 부진했던 실적이 반영됐다.

임원 직급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다. 1년만에도 성과가 있으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 13년이 걸렸지만 직제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한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이,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가 내정됐다. LC USA 대표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 승진했고, LC Titan 대표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가 내정됐다. 롯데는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지속 진행한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젊은 인재들로 새로운 진용을 꾸림으로써 미래 성장 혁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