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685>크로스보더

게티이미지뱅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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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유통업계가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쿠팡, 네이버, 위메프 등 국내 사업자끼리 경쟁도 아직 치열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룡 기업이 가세하면 판도를 읽어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는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소비자들이 아마존 상품을 편하게 '직구(해외 상품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직구는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뜻합니다. 소비자는 품질이 더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기업은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더 큰 판로를 확보할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이와 같은 직구 플랫폼이 상당히 잘 발달 돼 있습니다. 중국은 땅이 넓고 인건비가 낮아 제조원가가 저렴한 덕에, 가격 대비 성능을 찾는 세계 소비자들이 중국 전자상거래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중국 치안쯔안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3년 2조7000억위안 수준이었던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9년 10조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Q.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란 무엇인가요.

A. 크로스보더(Crooss-border)는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뜻입니다. 전자상거래에서는 서로 다른 국경에 속하는 주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결제하고 해외배송을 통해 물건을 배송받는 국제 비즈니스 전반을 의미합니다. 즉, 흔히 말하는 '직구'와 '역직구' 전자상거래를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직구와 역직구의 차이는 상품의 이동 방향에 의해 구분됩니다. 한국 입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상품을 온라인 구입하면 '직구', 이와 반대로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사이트를 찾아와 상품을 직접 구매하면 '역직구'라고 부릅니다. 무역에서 수입-수출의 관계와 같습니다.

잘 알려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는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이베이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사몰을 구축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크로스보딩 마케팅 채널로만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같은 마켓플레이스는 자체 트래픽이 높지만, 각 플랫폼의 내부 정책과 셀러 간 과도한 경쟁 때문에 마진율 조정이나 상품 노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비자직접거래(D2C)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기업은 굳이 마켓플레이스를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Q. 소비자는 왜 직구·역직구를 하게 되나요.

A. 소비자가 직구를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국내 시장에 제품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소비자는 불가피하게 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입해야 합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쉬워졌지만, 이 상품을 전달하는 물류 과정은 여전히 복잡하고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일정 규모 이상 소비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특정 국가에 직접 진출을 미루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상품을 갖고 싶다면 소비자가 결제, 통관, 물류 등 제반 과정을 처리하고 물건을 국내로 들여와야 합니다.

국내에 똑같은 물건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직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는데, 이는 직구 시 가격 메리트가 커지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보통 외국 회사 상품을 국내에 정식 수출하려면 국내 법인을 세우고 직원을 채용해야 하므로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보통 총판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로컬 유통을 맡기는데, 총판과 도소매 사업자 역시 이윤을 남겨야 하므로 로컬 소비자들은 현지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해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와 같은 쇼핑 행사에서는 평소 가격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매력이 매우 커지게 됩니다. 평소 장바구니에 넣어뒀다가 이 기간을 노려 직구하는 소비자도 상당히 많습니다.

Q. 국내 크로스보더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A.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크로스보더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아마존뿐만 아니라 결제기술 기업 비자(VISA)나 글로벌 자사몰 구축 플랫폼 쇼피파이 역시 한국 크로스보더 확대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이는 대면거래 감소 영향으로 비대면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뒷단에서 물류 및 마케팅을 지원해 주는 솔루션 업체들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어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크로스보더 진입 여건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한국은 내수 e커머스 시장 규모에 비해서도 크로스보더 비중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합니다. 2019년 기준 크로스보더 시장 비중은 중국 31%, 영국 13%인 반면 한국은 7%에 불과했는데, 이는 향후 성장 기대치가 더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글로벌시장에서 크로스보더 시장은 연평균 27.3% 증가했으나 국내 크로스보더 시장은 같은 기간 42.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한국 콘텐츠가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호재입니다. 올해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파됐고, 이는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관련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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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 전문기자로 16년 동안 활동한 저자 브래드 스톤이 소규모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아마존이 어떻게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성장했는지 담은 책.

아마존은 사람들의 쇼핑과 독서 습관 등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명성에 비해 알려진 사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아마존은 철저한 비공개 방침으로 운영되며, 중요한 사업계획은 물론이고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자료들도 잘 공개하지 않는다. 브래드 스톤은 아마존의 창립부터 제프 베이조스의 성공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 아마존의 실체와 전모를 낱낱이 보여주는 최초의 책이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685&gt;크로스보더

◇나는 알리바바로 40억 번다, 서이랑 지음, 라온북 펴냄

알리바바에서 10년 동안 순이익 40억원을 올린 '무역공주' 서이랑 저자가 알리바바닷컴을 이용해 해외 판매와 무역에 뛰어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알리바바닷컴의 유료회원으로 등록하는 방법부터 해외 바이어 응대법까지 단계별로 상세한 설명을 담아냈다.

서이랑 저자는 미용용품 수출회사 뷰티인서울의 대표로, 간호사 출신 사업가이다. 2009년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제품 판매를 시작해 9년째 유료회원이며, 60여개국 200개가 넘는 거래처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1년부터 한국인들이 알리바바 닷컴을 제대로 활용 못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알리바바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