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끌어올린 국내 증시 연일 '사상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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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랠리가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2800~2900포인트(P) 돌파와 코스닥 1000P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세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감으로 연일 국내 증시가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 오른 2731.45, 코스닥은 0.68% 오른 913.7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1일 이후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은 2018년 4월 17일(901.22) 이후 2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900선 돌파 기록을 유지했다.

1개월 넘게 지속되는 증시 랠리를 이끈 것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대규모 순매수 행렬을 시작하자 개인이 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누적 순매도 규모를 늘려 오다가 11월부터 강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8개월 동안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의 약 4분의 1이 1개월 만에 돌아왔다”면서 “MSCI 리밸런싱 같은 일회성 이슈가 있었지만 외국인의 자금 유입 추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MSCI는 모건스탠리에서 산출하는, 세계 주가지수 가운데 하나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개인 순매수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11월 신용공여 잔액 추이는 1개월 만에 1조5107억원 증가한 17조9401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5636억원, 코스닥에서 908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5431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 시장에서 1조1138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당 폭으로 상승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실물경기와 증시 간 괴리가 커서 불안한 요소가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까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역사적으로 최고치 수준”이라면서 “보통 외국인 매매는 선물가격 흐름에 동행하거나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직 외국인도 상승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호재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한 시기를 살펴보면 반도체, 정보기술(IT), 화학, 자동차 등 부문이 상위였다”면서 “단순히 백신 업종 이슈가 아니라 한국 시장의 회복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자금이 유입됐다”고 풀이했다.

당장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여부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영국은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 승인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도 화이자 백신 승인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백신이 끌어올린 국내 증시 연일 '사상최고'

시장에서는 백신 상용화 이후 증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시작되면 실물경제 회복이 빨라질 수 있어 증시 불안정성 요소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증시에 상당히 반영된 만큼 증시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백신 성능 문제 등 악재가 등장할 경우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야 한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과열 우려, 코로나19 재확산, 경기부양책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지만 주가 하방은 제약되는 수준”이라면서 “지난 1개월 동안 발생한 유동성 움직임은 초입 구간으로 볼 수 있어 향후 위험자산과 주식시장으로의 추가 수급 유입이 본격화되는 것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