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디지털 대전환' 서두르자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신년사설]'디지털 대전환' 서두르자

새해가 밝았다. 2021년이다. 새해 벽두는 항상 희망과 기대로 부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조용하고 차분하다. 2020년의 충격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강타했다. 소비는 얼어붙었고, 경기는 곤두박질쳤으며, 경제는 멈췄다.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되면서 사람의 온기마저 사라졌다. 앞뒤가 꽉 막힌 터널에 갇힌 심정으로 한 해를 보냈다. 불행하게도 2020년의 상흔은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숫자로 표시되는 모든 경제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로 1년 전에 비해 0.5% 상승에 그쳤다. 0%대는 2019년 0.4%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이 7.3% 하락하고,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가 1.9% 하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근원물가도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로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다. 지난해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외환위기를 빠져나오던 1999년의 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그만큼 소비심리가 쪼그라들었고, 전망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경제 충격은 물가와 소비로 시작했지만 일자리와 증시로 이어졌다. 당장 청년 일자리가 사라졌다. 지난해 20대 취업자는 1월을 빼고 한 번도 늘지 않았다. 30대도 3월부터 취업자가 줄더니 11월까지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움츠러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은 국가 재정 확대였다. 덩달아 부채도 크게 늘었다. 국가채무는 사상 최대인 850조원에 달했다. 그나마 증시는 폭등했지만 부동산 가격 인상과 금리 추락에 따른 반대급부였을 뿐이다. '제로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까지 겹치며 유동자금이 주식에 집중됐고, 개인 투자자 열풍이 불면서 주가를 기형적으로 끌어올렸다. 매월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실물경제는 최악 상태여서 '불안한 폭주'로 분석됐다.

문제는 올해다.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았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그래도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법이다. 변화가 있어야 진화가 있는 게 거역할 수 없는 자연법칙이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뀌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19는 경제에 충격을 줬다. 반대로 희망도 보여 줬다. 바로 디지털로 전환하는 속도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물결이 휘몰아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2년이 걸릴 디지털 전환이 불과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대전환은 거역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를 겸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2021년을 한국경제 대전환의 시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 경제로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주요 행정부처와 경제단체가 새해를 맞아 던진 키워드도 규제 개혁과 디지털 혁신이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2021년 과기정통부는 직면한 경제 위기 극복과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골든타임을 맞았다. 과거 우리는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이정표를 만들었다. 영광도 잠시, ICT 강국 위상은 점차 빛바랜 역사로 잊히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던 제조업도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선도국과 후발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산업 재편에 나서야 한다. 과학기술과 백신의 힘으로 코로나19도 점차 극복될 것이다. 2021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원년이다. 가장 강력한 도구는 '디지털'이다.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모든 산업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새해 첫날,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