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 "웹툰·웹소설은 손에 잡히는 꿈…'K-콘텐츠 신화' 쓸 것"

모바일 콘텐츠 산업군 대표 인물로 꼽히는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가 K-콘텐츠 신화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조성해나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 스토리위즈 본사에서 전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전 대표는 2011년 디지털 음악서비스 '지니(Genie)' 론칭을 비롯해 올레마켓·원스토어 등 앱마켓 플랫폼 총괄기획 등을 역임하며 스마트시대 미디어 콘텐츠 산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24년 콘텐츠맨이다.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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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부터는 웹툰·웹소설 분야 독립법인 스토리위즈 대표로 취임, 플랫폼 '블라이스' 기반 웹콘텐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인터뷰 동안 웹콘텐츠 시장에 대한 전망과 그에 따른 노력을 거듭해나갈 것을 이야기했다.

-웹툰·웹소설 등 웹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어린 시절부터 '삼국지' '영웅문'을 비롯한 다양한 소설부터 만화까지 독서를 좋아했다. 특히 스토리 부문에 관심이 많았다. 지니뮤직 등 음원 쪽 분야에 있던 와중에, 우연찮게 업무분장 및 재조정 속에서 관심만 갖고 있던 것을 실제 경험 측면과 사업 분야 발전 가능성을 엿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스토리위즈 출범은 어떻게 진행하게 됐는지.

▲기본적으로 콘텐츠 이해나 관심도가 컸던 상황에서 모기업 전체로 보면 크지 않으나 웹툰·웹소설 자체는 물론 드라마와 영화까지로 이어지는 관련 산업군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을 보면서 적극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모그룹 KT 내 미디어 콘텐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구현모 대표가 '디지털 콘텐츠 기업'으로서 전환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상황에서 이를 선도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독립법인 분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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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기반 콘텐츠 확대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기술 환경 측면에서 종전까지 PC나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까지 개인화 기반이 조성된 것이 밑바탕이다. 또 독자 호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작가와 함께 그를 둘러싼 다양한 산업 플레이어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생각한다. 두 요소 시너지가 만들어낸 짧은 호흡을 지닌 탄탄한 스토리텔링 구조가 영웅담이나 권선징악적 요소, 타임슬립, 초능력 등 흥미요소를 담기 시작하면서 각자 바쁜 일상에 잠깐의 여유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종합콘텐츠로 발전을 거듭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기업간담회 당시 웹툰 플랫폼 간 연대를 이야기했다. 방향성은.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웹툰과 소설계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큰 형님 격' 존재다. 흡사 무료 MP3 형태에서 유료 음원 플랫폼 전환으로 음악 생태계를 바꿨던 통신사나 음악플랫폼 사업자의 선도적 모습과 같다. 외연만큼 중요한 것은 내실이다. 현재 웹툰·웹소설 플랫폼 방향성은 상업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것이 너무 강조되다 보면 콘텐츠 편중성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고, 산업군 자체 성장성도 낮아질 수 있다. 현재 성과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는 지식재산(IP) 다양화가 절실하다. 스토리위즈 블라이스 등 후속주자 역할이 있다고 본다.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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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S미디어와 '숏폼콘텐츠 제작' 협력, MBC 예능 '심야괴담회' 등 지상파와 연결고리가 빈번하다. 이유가 있나.

▲IP 원 소스 멀티유즈(OSMU)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바라는 스토리위즈와 종편·케이블과 마찬가지로 숏폼콘텐츠에 도전하려는 지상파 요구가 잘 맞아떨어져서 이뤄진 것이다. 스토리위즈 입장에서는 함께 하는 작가에게 자신의 콘텐츠가 영상 콘텐츠로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열어주고, 방송사 입장에서 콘텐츠로 제작 가능한 검증된 IP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상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호혜적 구조가 될 수 있다. 콘텐츠산업 전반 시너지를 보다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스토리위즈는 독자 콘텐츠 스튜디오를 구상 중이다. 차별점이 무엇인가.

▲일련의 콘텐츠 스튜디오가 오리지널 IP에 주력하는데 방식은 콘텐츠 장르나 성향 등을 불문하고 1인 중심 체제로 흐르곤 한다. 이는 콘텐츠 연속성과 작가 성향을 살리는 데는 이점이 있지만 자칫 대중 콘텐츠 수요 충족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스토리위즈는 이를 감안해 다각적인 형태로 스튜디오를 구성해가고 있다.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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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웹소설 부문은 긴 호흡 속에서 펼쳐지는 장르이므로 작가 1인 중심 창작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액셀러레이팅 중심 구조로 운영된다. 무장·김광수·이동렬 등 베스트작가의 꾸준한 창작 의지를 독려하는 것과 함께 이들을 롤 모델로 다양한 공모전과 지원 혜택을 마련해 신진작가를 적극 영입·양성할 계획이다.

웹툰 분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웹소설과 마찬가지로 작가 성향에 따라 액셀러레이팅을 감안하지만 인물 구성이나 스토리 전개, 작품 묘사 등 각 분야에 뛰어난 웹툰작가를 PD 중심 협업체제로 묶어 보다 빠르게 완성도 있는 작품을 탄생시키는 쪽으로 추진된다. 웹툰 쪽에 있어 구심점이 될 PD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블라이스는 웹툰 플랫폼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비전이 있는지 궁금하다.

▲스토리위즈는 IP OSMU 전문기업이라는 비전과 함께, 콘텐츠 발굴과 가치부가를 통해 국민 행복과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유통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뛰어난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베스트 작가와 뛰어난 아이디어와 표현 능력을 지닌 신진작가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다양한 가치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모기업 일부 부서에서 몫을 담당하던 것을 조직화하고, 작가진 창작 열의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온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매력적인 콘텐츠가 풍부하게 갖춰진 플랫폼으로 인식될 것이다.

스토리위즈 베스트셀러 회귀의 전설(작가 김광수).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스토리위즈 베스트셀러 회귀의 전설(작가 김광수).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음원플랫폼 '지니' 성공을 이끈 경험이 있다. 음원과 웹툰은 제반 조건이 다르지만 콘텐츠로서 하나가 될 수 있다. 스토리위즈 경영 방침에 투여된 기존 경험은 어떤 것인가.

▲음원과 웹툰·웹소설은 제작과 수요패턴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분명히 공통점이 있다. 우선 고객맞춤 전략의 필요성이다. 지니뮤직 당시 고객 이용 패턴을 바탕으로 패키징화와 함께 개인별 큐레이션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가치 확보 등 성과를 거뒀다. 마찬가지로 스토리위즈도 이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와 가치에 대한 접근을 선제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한 가지는 협업이다. 음악은 단순히 아티스트 하나가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작사·작곡부터 세션, 뮤지션, 기획사 등 여럿이 모여서 하나의 성과를 이룬다. 이러한 것은 웹툰·웹소설도 마찬가지다. 콘텐츠별로 긴 호흡이 필요한 웹소설 분야 창작지원체계, 웹툰의 단계적 플랫폼 구조화 등 다각화로 경쟁력을 다지려 한다.

-웹툰 IP 기반 영상 콘텐츠, 곧 'K-콘텐츠' 대세가 글로벌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웹툰과 영상은 '찰떡콤비'다. 영상 제작과 함께 네이버 시리즈온과 시즌으로 공개 중인 스토리위즈 공모전 시상작 '컬러러쉬'처럼 IP만 좋으면 영상화할 수 있는 구조가 확립돼 있다. 웹툰이 글보다 영상화 작업이 쉬운 것은 물론 빠른 피드백을 통해 인기검증이 완료돼 있다는 점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런 흐름은 K-콘텐츠 흥행으로 거듭 나타날 것이다. 섬세함과 거시적인 측면을 동시에 빠르게 보여주는 콘텐츠 특징과 함께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편 그에 따른 벤치마킹 사례도 언급되고 있다. 지속적인 K-콘텐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 바탕이 될 다방면의 IP 육성과 함께 그를 이끌어낼 신진작가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스토리위즈 베스트셀러 형사의 게임(작가 무장).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스토리위즈 베스트셀러 형사의 게임(작가 무장). (사진=스토리위즈 제공)

-앞으로 행보와 각오는.

▲앞서 말했듯 'IP OSMU 전문기업'이라는 비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콘텐츠 창작자와 꾸준한 소통을 바탕으로 창작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불법 콘텐츠 유통 플랫폼 근절과 함께 모기업 KT 미디어콘텐츠 방향성을 함께 하며 이용자와 생산자, 생태계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웹툰·웹소설을 한 마디로 뭐라고 생각하는지.

▲'손에 잡히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현실과 반대되는 허황된 것도 꿈이라 하지만 현실적인 미래 목표를 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있을 법한 소재를 다루는 콘텐츠의 꿈과 산업구조 정착에 따른 현실적인 미래 희망을 아우르는 손에 잡히는 꿈이 웹툰·웹소설이다. 이러한 꿈을 바람직하게 이끌기 위해서 늘 저도 꿈꾼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