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Ⅱ]<7>ESG와 디자인 싱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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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역시 위원회 설치, 기업 간 또는 업종 간 동맹 체결, 공동 펀드 조성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 도입 초기에는 주로 윤리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의 확인과 포트폴리오 배제를 위한 방향에서 활용됐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및 ESG 통합 전략을 토대로 한 임팩트 투자, 지속 가능한 투자,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등 점차 확대되면서 통합적 경영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디자인 싱킹 역시 기존에는 신서비스 발굴 차원, 미래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 기업 내 문제 해결 또는 새로운 경영·조직의 혁신전략 일환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ESG는 디자인 싱킹과 어떻게 다르며, 기업들은 과연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백인규 한국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이자 ESG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향에서 ESG 개념과 역할,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들었다.

첫 번째 ESG는 무엇인가.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비재무적 지표인 ESG를 사용하는 것이다. 세 가지 지표에 대해 데이터를 충분히 획득한다면 재무제표와 함께 투자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각종 미디어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잇달아 ESG경영을 선언하고, 금융감독원이 ESG 공시를 강화하는 등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구글에서 'ESG'라는 단어의 전 세계 검색 수가 일일 약 1000건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약 5만1600건으로 52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ESG에 쏠린 관심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두 번째 ESG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난해 10월 환경재단과 지속가능발전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했다. 이는 신뢰성 높은 ESG 기준을 구축하고 ESG를 외부에 적극 확산함으로써 국내 기업이 사회환경 가치 창출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 것이다.

일례로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파괴 문제는 전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된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ESG 관련 국내외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이에 연금기금과 자산 운용사 등의 책임 투자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추진해 오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포함하되 그 범위를 더욱 넓혀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CSR는 주로 자발적 동기에 의한 자선적 활동인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ESG는 국제규범이 등장하면서 실제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각종 제재에 처해질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에서는 강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업의 전략적 측면에서 ESG 경영은 기업 내 특정 부서가 아닌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기획, 전략, 구매·판매 부서 등을 포함한 전사 차원의 역량이 집중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은 디자인 싱킹에서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혁신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 변화 관점에서 기업 내 수많은 프로세스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참여와 협업을 끌어내야 한다. 이때 진정한 문제 해결과 함께 그 본질적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