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문서 혁신경쟁 기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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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주요 시중은행이 전자문서 시장에 진출한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은행이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업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1월에 인증 절차를 마치는 첫 은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시중은행은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NHN페이코, SK텔레콤, KT, 더존비즈온 등이 먼저 진출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도전장을 던진다.

전자문서중계자는 전자문서 유통 서비스 기반을 갖춘 회사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증 담당 부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한 금융 청구서와 지방세·과태료 등을 종이 우편이 아닌 플랫폼 형태로 제공된다. 간편결제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자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

공급자 차원에서는 빅테크와 이동통신사 등이 한발 앞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전자문서 유통 건수는 지난 2019년 1379만여건에서 2020년 4290만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아직 사업자 인증 절차가 남아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이 관련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과 혜택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금융권이 다진 고객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구축한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하면 빅테크와 이통사 못지않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이들 간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문서 시장은 빅테크와 이통사가 한발 앞서 전에 없던 변화를 몰고 왔다. 금융권이 반격한다면 또 한 번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국내 전자문서 산업과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한편으로 이용자에게 한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비대면 산업은 지속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자문서는 비대면 서비스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주요 시중은행의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업 진출이 국내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기업의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혁신 경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