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업 많이 만나라. 다음 정부 큰 짐 질 것”...이재명 “그 짐 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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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재명 후보, 청와대서 첫 회동
文, 산업현장 자주 찾아 지원 노력 당부
李, 탄소중립 등 새로운 성장 계기 공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청와대로 초청해 “기업을 많이 만나보라”고 권했다. 산업 현장을 찾아보고 지원 노력을 해달라는 차원이다.

또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기후위기 대응 등은 다음 정부가 더 큰 짐을 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 후보와 50분간 차담을 갖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겪어보니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 대선 과정에서 정책을 많이 개발하고, 또 정책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며 “그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그 과정 자체가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그렇게 완성된 정책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설계도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이 후보에게도 부탁드리는 말이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후보에게 기업을 많이 만나보라고 권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은 (상황이) 굉장히 좋아서 자기 생존을 넘어 아주 대담한 목표까지 제시하지만 그 밑에 기업들, 그 아래 작은 기업, 대기업 아닌 기업은 힘들다”며 “그러니 자주 현장을 찾아보고 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대해 많이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공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상당히 공감대를 이뤘던 부분인데, 기후위기 대응은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기업에만 맡겨놓지 말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말이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탄소중립과 NDC 상향 길은 결국 기업도 가야 할 길”이라며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산업도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내달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우리 정부의 NDC 상향 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되는 그런 역사적 위치에 우리가 처해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짐은 현 정부가 지는 것보다는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더 클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 후보가 경선 경쟁 상대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선 “(당내에서)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에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난 것이) 서로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자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점을 꼽았다. 전날 문 대통령의 2022년도 정부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새로운 전환의 시대에 산업재편을 국회의 대대적인 개입, 투자로 해야 한다는 부분이 제가 너무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차담에서 선거 정국에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았으며, 특히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대장동의 '대(大)'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선출돼 요청이 있다면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