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중국으로부터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 받아 낸드 시장 점유율 세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낸드 시장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의 전략에 따라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도 인수합병(M&A)을 앞둬 낸드 시장 판도가 또 다시 바뀔지도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SK하이닉스 낸드 시장 점유율은 13.5%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할 인텔 낸드 사업부(5.9%) 점유율을 합치면 19.4%로, 2위인 키옥시아(19.3%)를 근소한 차로 앞서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 인텔은 기업용 SSD 솔루션 기술력과 포트폴리오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SK하이닉스가 품을 경우 고객 저변을 다변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공급업체가 줄어 낸드 가격 등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176단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낸드 시장 자체 성장세도 점쳐진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으로 가격 하락이 예상됐지만 견조한 데이터센터 수요로 낸드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새해 낸드 수요 증가율이 30% 안팎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꾸준한 시장 수요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경쟁사의 추가 M&A 가능성은 SK하이닉스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3분기 기준 낸드 시장 점유율 2위인 키옥시아와 3위인 WD 간 합병이다. WD 낸드 시장 점유율은 13.2%로, 키옥시아와 합쳐질 경우 32.5%까지 뛰어오른다. 시장 1위인 삼성전자(34.5%) 뒤를 빠짝 따라 붙는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경쟁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잡은 SK하이닉스가 다시 점유율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키옥시아와 WD 합병도 중국 반독점당국 견제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한 주요 8개국 반독점 당국 승인을 모두 받으면서 남은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낸다. 다음 절차는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 규모 인수 대금 지불이다. 1차 대금으로 70억달러를 인텔이 지급, 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확보하고 2025년 나머지 20억달러를 지불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 및 생산 관련 지식재산권(IP), 공장 운영 인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3분기 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