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스템 데이터가 범죄수사에 쓰인다. 스마트홈 환경이 코로나19 유행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수사에 단초를 제공하는 주요 '정보 집합소'로도 주목 받는다.
17일 정부 기관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스마트홈 데이터를 수사에 활용하기 위한 기초 연구에 착수했다. 스마트홈 시스템 모델링과 범죄 수사 관련 활용 가능한 데이터 분류가 핵심이다.
대검이 범죄수사에 스마트홈 시스템 데이터 활용을 시도하는 것은 처음이다. 냉장고 등 생활가전부터 월패드, 스마트도어 등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 수사 단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검은 현재 스마트홈 환경을 구성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서비스, 플랫폼 분류 작업부터 진행한다. 폐쇄회로(CC)TV, 생활가전, TV, 셋톱박스, 월패드 등 기기를 시작으로 삼성 스마트싱스, 애플 홈킷, 구글 홈, 아마존 알렉사, SKT 누구 등 다양한 플랫폼까지 폭 넓게 현황을 파악한다. 이어 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 종류를 분류하고 범죄 수사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까지 식별할 계획이다.
시장 조사와 함께 외부 침입이나 지인 방문, 화재 발생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활용 가능한 스마트홈 데이터 수집·분석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스마트홈 기기나 서비스를 대상으로 디지털 포렌식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장비를 분류하고 데이터 획득 기법까지 제시한다.
대검은 올해 11월까지 기초 연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스마트홈 시스템 포렌식 방안 구체화 등 실제 적용을 위한 본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PC나 모바일 기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디지털 수사가 스마트홈 환경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전 사용량이 길어지고 홈IoT 서비스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다양하고 방대한 라이프 스타일 정보가 저장된 스마트홈 환경이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19년 기준 집 안의 홈IoT 기기는 가구당 3개에서 2020년 9개까지 늘었다. 홈IoT 기기가 늘어나고 상호 연동 환경이 확산되면서 수사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도 쌓여간다. 월패드에 저장되는 방문, 출입, 주차이력부터 CCTV 영상, 전기·가스 사용량, 가전 사용 시간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홈IoT 기기는 사용 패턴 분석이나 맞춤형 기능까지 제공한다. 각종 알리바이 확인부터 범죄사실 입증 등 수사 보조 수단으로 데이터 가치가 높다. 경찰청 역시 지난해 '스마트홈 IoT 분석기법' 개발에 착수, 월패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포렌식 기법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대검까지 활용 방안을 모색하면서 스마트홈은 편의성을 넘어 범죄 수사나 예방 등에도 역할을 확대하는 추세다.

양성현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가정 내 가전기기 디지털화로 다양한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할 기반이 마련됐다”며 “모바일과 웨어러블 등 개인화 기기와 연동되면서 행동이나 생활패턴도 특정할 수 있어 범죄 수사에 활용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스마트홈 시스템 데이터 활용 연구 현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