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vs넷플릭스 2심 'OCA의 법적 지위' 핵심쟁점으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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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이용대가 소송전 2심에서 넷플릭스가 구축한 자체네트워크인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의 법적지위가 핵심 쟁점이 됐다. 넷플릭스 OCA를 통신사와 대등한 지위를 지닌 일반 통신망으로 볼지, 넷플릭스라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위한 특수한 설비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2심 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에서 18일 진행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2차 변론은 양측 변호인이 핵심 주장을 프리젠테이션(PT)했다.

넷플릭스의 통신시장 지위가 쟁점이 됐다.

넷플릭스 변호인은 “전 세계 1조원을 투자해 구축한 OCA는 통신망”이며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통신사간 대등한 지위에서 연결한 '피어링'”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통신시장의 거래 관행상 하위 계위(티어) 통신사가 상위 계위통신사에 상호접속료를 지불하고, 같은 계위간에는 지불하지 않는 '상호무정산'(빌앤킵)이 일반적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세계적으로 피어링은 99%가 무정산이며, 자사가 보유한 OCA 망과 SK브로드밴드 망이 대등한 지위로 됐으므로, 통신망 거래관행상 이용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전기통신사업법 지위가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넷플릭스는 부가통신사이므로, 망 이용자의 관점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를 '음성·데이터·영상 등을 그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 없이 송신 또는 수신하게 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수행하는 사업자로 규정한다. 즉, 이용자에 연결성을 제공하고, 요금을 받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부가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업자 이외 사업자다.

실제 넷플릭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로 등록하지 않았고, 서비스 안정화 의무를 부과받는 부가통신사로 분류됐다. OCA는 타 사업자에 대한 연결 등 전기통신역무와 무관하게 오직 넷플릭스만을 위해 운용되므로 기간통신역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상호접속고시 등을 통해 망 이용조건을 유상으로 규정한다. 넷플릭스는 통신망에 대한 유상 이용자 지위인 부가통신사로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게 정당하다는 논리다. 빌앤킵 조차도 망의 유상성을 전제로 상호 합의가 필요한데 무상 이용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OCA와 SK브로드밴드 망 간의 물리적 연결 속성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양사는 2018년 일본에서 OCA와 SK브로드밴드망을 직접 연결했다. 당시 SK브로드밴드는 폭증하는 데이터트래픽에 대한 대응조치로,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추후 협의 사항(Open Issue)으로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넷플릭스는 망 연결 자체가 무상 사용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였다고 해석하며 시각차를 확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인 6월 15일에는 무정산 합의에 대한 의견을 집중 청취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망 이용대가가 의제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