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위로는 도심교통항공(UAM) 버티포트, 밑으로는 고속도로 지하화. 고속도로의 복합환승센터는 버스·택시·열차·UAM까지 갈아탈수 있는 진정한 복합 환승센터가 될 것입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4차산업혁명의 전도사다.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인 고속도로는 미래에도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가 추진할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지하 고속도로 사업은 결국은 미래 교통까지 아우르는 복합환승센터로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진규 사장은 미래에 대한 책을 읽고 공부하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한다. 아직은 이렇다할 전문가가 없는 4차산업혁명이 궁금해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도로의 미래를 고민할 때에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다녀오는 상상을 한다.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는 함진규 사장의 수백개의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방대한 지식에 놀란다. 경기도지사 후보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4차산업혁명을 널리 알리겠다며 유튜브를 시작했다.

여전히 주말을 이용해 유튜브 함진규tv에 콘텐츠를 만들어 올린다. 최근에도 하이패스를 대체할 모바일 패스, VR&AR, 블록체인 관련 영상을 올렸다.

지난 2월 14일 취임한 함 사장은 국민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도료교통 미래 선도, 고객 중심 서비스 혁신, 깨끗한 기업문화 등 4가지 경영방침을 세웠다.

그가 첫번째로 강조하는 ‘안전’에서도 첨단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교통안전, 시설물 점검체계를 첨단화하고 유지관리도 선진화할 방침이다.

대담=양종석 정치정책부 부장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정치정책부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정치정책부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취임 후 100일을 지낸 소감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과 함께한 한국도로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막상 취임해 보니 피상적으로 의원생활을 할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오기 전에는 톨비 받고 도로 건설하고 유지보수하는 그런 조직으로만 생각했다. 와서 현장을 돌아다녀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4차산업혁명에 관심만 있는게 아니고 연구하고 기술개발하고 실제 적용까지 하고 있었다. 첨단기계화센터를 가보니 사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직접 개발하고 있었다. 개발을 하면 지적재산권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유한다. 이를 업계가 활용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한다. 4차산업혁명의 공유 정신이다.

취임 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임직원 모두 공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 풀을 기반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취임사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국민의 안전과 편익 증진, 지속가능한 경영여건 조성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가 국가 도로망 디지털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잘못된 관행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고, 첨단기술의 융·복합 및 상용화, 대국민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혁신과 창조가 공사의 새로운 문화로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동안 한국도로공사의 대표적인 경영성과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공공성 강화의 핵심은 국민 안전이다. 작년 한해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156명으로, 이는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 수치다. 2001년에는 사망자가 597명이었다. 20년 전과 비교해 교통량이 90%이상 증가했음에도 사망자 수는 1/4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보면 공사의 교통안전 대책이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공사는 교통안전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고도화, 대국민 안전운전 의식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인프라 확충의 경우 고속도로 대표 안전시설로 자리 잡은 ‘졸음쉼터’를 예로 들 수 있다. 241개소의 졸음쉼터를 운영 중인데, 설치 전과 비교해 졸음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4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안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90% 이상은 운전자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화물차 운전자의 자발적 휴식 유도를 위해 휴식을 인증하면상품권을 주는 캠페인도 했다. 이런 캠페인의 성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 근무하는 직원이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사례도 있었다. 공사 직원들은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에서도 언제든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훈련과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028년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5위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



-유튜브에서 4차산업혁명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데. 계기는?

▲ 취임 전 ‘백수(?)’ 시절 시작했다. 취임 후에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후 하려고 두달 가량 하지 않았는데, 수입이 없고 구독자 수가 아직 많지 않아 (허가) 대상이 안된다고 했다. 그때 빼고는 계속 영상을 만들어 나눠서 올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하다보니 평일에는 안되고, 휴일에 집중적으로 만든다. 쉬고 싶은 날도 있는데, 함께 영상 만드는 팀이 워낙 의욕적이다. 정치 뒷이야기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고 전문지식을 소개하는 콘텐츠이다 보니, 어떤 영상을 봤는지 구독자들이 헷갈릴 수 있어 색깔별로 조끼를 입기 시작했다. 매 영상마다 입는 조끼가 다른데, 아내가 직접 재봉틀로 만들어주고 있다. 아내와 함께 시장에 가서 다양한 천을 구매해 만든다. 좀 튀는 옷들을 입어야 영상 구분이 될 것 같아서 꽃무늬 옷도 입는다. 유튜브하는 사장은 아마 공기업 사장 중 유일할 것 같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고, 의원시절부터 미래가 궁금해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하게 됐다. 지금은 격변기 아닌가. 대학에서 4차산업 전공한 학자가 많지 않다. 지금이 태동기인 것. 그래서 남이 써놓은 책을 보는 것이고, 미래가 궁금하니까 미리 타임머신타고 가보고 싶은 것이다. 많이는 못읽어도 혼자 가슴이 뜨거워진다. 너무나 많이 변하기 때문에 도공도 안바뀔 수 없다. 우리가 1969년에 설립됐는데 사람만 노령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시설물도 노령화된다. 통행료 뻔한데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신규 도로 건설도 중요하지만, 반영구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나. 그 답은 4차산업혁명에 있다.



-경영방침을 소개해 달라.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기조를 적극 수용하고, 경제위기 등의 난관극복과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안전, 미래, 혁신, 신뢰’를 핵심 키워드로 경영방침을 재정립했다. 첫째는 ‘국민안전 최우선’이다. 안전은 공사 창립 이래 강조되어온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다. 예방적 재난관리, 유고상황 즉시 대응 등 선진화된 안전관리를 통해 사고발생 및 인평피해를 최소화하겠다. 두번째가 ‘도로교통 미래 선도’다. 모빌리티 혁신의 시대를 맞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혁신을 추구하고자 한다. 디지털 유지관리, 탄소 중립 실현, 차세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인프라 투자, 인력양성 등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와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 편의시설 확충 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업무와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직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 청렴한 기업윤리가 조직에 내재화 되도록 앞장서고자한다. TF를 만들어 경영방침에 대한 과제 선정도 완료했다.



-4차산업혁명 관련 앞으로 사업 추진 계획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고속도로에 접목해 유지관리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이미 4차 산업기술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시범지사’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디지털 시범지사는 AI 기반 도로파손 자동탐지, 첨단센서를 통한 시설물 상시 관제 등 기존 인력 기반의 유지관리 업무를 첨단화한 것이다. 여기에서 해 보면서 성과가 있었던 것을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교통과 영업 분야에 특화된 시범지사까지 만들 계획이다.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교통관제 상황실을 서해대교 등 6개 사고취약구간에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레이더검지기를 활용해 사고나 돌발 상황 인지 시간을 10초 내외로 단축 시켜 초동대처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해준다.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업무영역도 확장할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K-MaaS(Mobility as a Service, 모빌리티 서비스)’ 중계사업자로 최근 선정됐다. 큰 변화다. 이 사업은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단일 플랫폼으로 연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적경로 탐색, 통합예약, 결제, 정산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걸 기반으로 고속도로는 물론, 철도, 항공, PM(퍼스널 모빌리티) 등 모든 교통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도로공사가 앞으로 추진할 5대 신사업 중 하나다. 2027년까지 ‘자율협력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 조성을 목표로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 기반사업도 진행 중이다. 고속도로 인프라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4년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 2400km 구간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구축한다. 여주시험도로(7.7km)내 ‘자율협력 지원 인프라’ 조성과 국내최초로 고속도로 교통특성 및 주행환경에 맞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지정도 준비 중이다.



-SOC 사업의 변화를 설명한다면

▲ 스마트 도시가 미래주거 인프라의 방향으로 주목받으면서 SOC 사업도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심도 지하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예다. 교통정체의 근본적인 해소와 대도시권 주변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데, 현재 경인고속도로(인천-서울), 경부고속도로(용인-서울) 추진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부와 논의 중이다. 연내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추진될 지하고속도로와 관련하여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과의 연계 방안, 상부 공간의 입체적 활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것은 고속도로를 지하로 뚫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결론적으로는 다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UAM 버티포트, 환승 버스, 이런 것이 다 모이도록 해야 한다. 첨단,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고속도로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도로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정체’다. 해결 방안은?

▲사장 취임 전에도 차가 이유없이 막힐 때 보면 답답했다. VMS에 전방 사고라고는 뜨는데 무슨 사고인지도 모르겠고 정체라고만 나온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정체가 아니고 구체적인 정보다. 그래야 판단을 한다. 유료 도로 들어왔는데, 저렇게만 안내해야 하나 생각했다.

해결 방법이 있다. 고객들이 사고 관련 문자를 보내주는데, 삽교천 건너는데 무슨 사고가 났다든가 하는 식이다. 이걸 취합해서 우리가 확인 있고 객관적인 정보를 넣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앞에 화물차가 어떤 사고 나서, 시간이 대략 어느정도 걸린다든가. CCTV 확대해서 보여줄 수도 있고. 예측 시간 고지해줄 수도 있고. 일반적으로 나오는 것보다 예상시간이나 구체적인 정보를 주자는 것이다. 무조건 운전대 잡고 있게 하지 말고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2024년까지 고속도로의 절반에 C-ITS를 구축한다. 여기서 시험한 것은 해외에도 적용시켜 주자고 했다. 해외 사업도 엄청난 경쟁이다. 검증된 것만 하지 말고 우리 적용하려는 것 동시에 적용해 보면 해외에서도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저가 입찰로 해외 사업 많이 가져갔는데 하자보수 이슈가 많이 생기니까. 이제 우리를 다시 찾는다.



-해외 사업 현황과 계획은.

▲ 도로공사가 공사는 2005년 캄보디아 도로 시공관리를 시작으로 41 개국, 199건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관련국가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1,000km 이상의 해외도로 운영관리와 연매출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첨단 도로교통기술의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해외사업의 경우 민간기업 동반진출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안정적.장기적인 수입 창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간 주력해온 시공감리사업 외에도 해외 O&M(운영유지관리) 분야에 적극 진출해 정부의 ‘해외수주 500억불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및 N8고속도로 O&M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통행료 자동수납시스템 등 우수한 ITS 기술을 보유한 국내민간 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더 화제가 됐던 것은 문화다. 방글라데시는 남녀 불균형이 존재 하고 도공이 통행요금 수납 업무에 여성인력을 채용한 것이다. 남성들만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진 수납업무의 여성 진출은 현지사회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도 실렸다. 여성의 사회참여 및 권리 신장에 기여하는 역사적 사건이라 평가하더라. 올해는 SK에코플랜트와 공동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가 개통되며, 공사는 향후 16년 동안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 간 협력사업(G2G)으로 추진 중인 방글라데시 메그나대교 투자사업은 올해 안에 제안서 제출 및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치정책부 문보경 기자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데스크가만났습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치정책부 문보경 기자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함진규 사장은

경기도 시흥에서 태어나 소래중학교, 인하대 사대부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고려대에서는 법학 박사까지 수료했다. 시흥에서 19대와 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 현 국민의힘)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임기 내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지역 교통 편의를 향상시킨 업적을 남겼다. 공직자 재산공개 때마다 청렴한 정치인으로도 거론된다. 2023년 2월 14일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