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팹리스산업협회장 “수요와 연계한 반도체 설계 생태계 강화”

김경호 신임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성남 수정구 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유민 기자)
김경호 신임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성남 수정구 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유민 기자)

한국팹리스산업협회가 반도체 수요와 연계한 설계 생태계 재정비를 올해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반도체 개발의 첫 단추인 설계를 공공과 민간 수요와 협력에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경호 신임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은 지난달 27일 성남 수정구 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팹리스 칩 개발 성공 요인은 완성품(세트)업체가 필요한 것을 함께 기획·개발하고, 수요기업이 초기 테스트로 검증해 양산으로 끌고 가는 선순환”이라며 “국내는 '기획-개발-출하 테스트'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약했다”고 진단했다. 이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창구 역할을 팹리스산업협회가 맡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김 회장은 “일정 비율 이상 자국 부품·공급망을 활용할 경우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의 제도 도입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설계 업계 인력난 해소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중견·중소 팹리스는 채용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며 “대기업 대비 연봉·복지 격차로 인한 이탈이 많은데 스톡옵션 등 보상 제도를 강화해 상장·엑시트 시 한 번에 보상받는 성공 사례 등을 정부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차량용 반도체(MCU) 등은 대학과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졸업생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자연스럽게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도체 팹리스 특화단지 설립과 관련해선 김 회장은 “경기도·성남시와 소통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제3테크노밸리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2029~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전체 14만평 규모 부지 가운데 팹리스 기업 전용 부지로 만여평을 배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모빌리티·로봇 등 6개 기술 분야 기업이 함께 입주하는 구상으로, 흩어진 산업단지를 하나로 묶어 대규모 팹리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제 지원 개선도 추진한다. 국내 팹리스 기업이 40나노·90나노 등 일부 공정 선택지가 부족해 멀티웨이퍼프로젝트(MPW)를 대만 등 해외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이때 시제품 제작 비용이 국내 연구개발(R&D)로 인정되지 않아 세액공제를 받기 어려웠다. 협회는 관계 부처와 세액공제 적용 범위 확대 등 제도 개선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2위로 확고한 강자지만,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는 한국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면서 “설계 경쟁력 강화로 K-팹리스의 글로벌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