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반도체 스타트업 유비티움이 삼성 파운드리 8나노(nm) 공정을 통해 자사 최초로 실리콘 테이프아웃(Tape-out)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프아웃은 설계도 작성을 완료하고시제품 생산을 의뢰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유비티움이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하려는 칩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유니버셜 RISC-V 프로세서'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팩토리 로봇 등 임베디드 시스템에 사용된다. 현재 한 개의 차량 시스템에는 200여개가 넘는 칩이 사용되는데, 유비티움은 이를 '범용 연산 배열(UPA)' 방식으로 통합해 한 장의 칩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즉 하나의 유니버셜 프로세서로 여러 특수 칩을 대체할 수 있어, 경제성은 높아지고 개발 편의성도 높아진다.
유비티움은 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에이디테크노롤지와 협력하고 있다. 유비티움은 올해 두 번째 테이프아웃을 거쳐, 2027년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8nm 공정은 최첨단 3nm나 5nm 대비 가격은 생산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능은 구형 공정보다 뛰어나다. 특히 적당한 성능, 낮은 전력, 높은 신뢰성을 갖춰 자동차나 산업용 기기에 활용되는 칩을 생성하기에 적합하다. 유비티움과 이번 협력은 해당 공정이 차세대 임베디드 칩을 만들기에 적합한 선택지임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재 반도체 설계 시장은 영국 ARM이 유력한 입지를 갖고 있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자유도를 위해 오픈소스인 RISC-V로 갈아타는 추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성공적으로 유비티움 칩을 테이프아웃한다면 향후 다른 설계사들도 삼성에 추가 생산을 맡길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유럽시장의 경우 자동차와 산업용 기기 분야에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 핵심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7년 아우디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이후 BMW '뉴 IX'를 비롯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고객사를 확대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