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데이터 다 써도 최저속도 이용가능…정부, 43개 품목 물가 관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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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 불안 차단을 위해 전방위 대응에 나선다. 통신 비용을 필두로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공산품·먹거리는 물론, 디지털·교육 지출비까지 동시 관리한다.

재정경제부는 9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통신요금 개편과 43개 품목 물가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통신·에너지·공산품·먹거리 등 29개 중동 대응 품목과 통신비·학원비 등 14개 민생 밀접 품목을 포함한 구조다.

먼저 데이터를 모두 소진해도 추가 요금 없이 최소 속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요금 체계를 개편하고, 생활 필수 품목 가격을 동시에 관리하는 대책이 추진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기본통신권 보장이다. 정부는 이동통신 3사의 모든 LTE·5G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의무화한다.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하더라도 추가 과금 없이 메신저, 지도 검색 등 기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저가 요금제에서 데이터 소진 시 사실상 이용이 제한됐던 문제가 해소된다.

특히 2만원대 저가 요금제까지 QoS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저가 데이터 무제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정부는 약 717만 회선이 혜택을 받아 연간 3221억원 수준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 지원도 강화된다. 만 65세 이상 이용자는 음성과 문자를 기본적으로 충분히 제공받고, 기존 요금제에서도 추가 과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약 140만 회선에서 연간 590억원 규모의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요금 구조도 단순화된다. LTE와 5G를 통합한 요금제로 개편하면서 약 250개에 달하던 요금제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용자는 별도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아도 연령에 따라 자동으로 혜택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상반기 내 제도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기관 불용 PC를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약 25% 수준인 무상양여 비율을 확대하고, 폐기 대신 재활용을 우선 검토하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글로벌 D램 가격 급등 영향으로 PC·노트북 가격이 상승한 것에 따른 조치다.

석유제품 위기는 화학물질 규제 특례를 적용해 원자재 수입 기간을 단축하고, 포장재는 표시 규제를 완화해 스티커 방식 전환을 허용했다. 의약품 포장재는 신속 심사 체계를 도입했다. 건설자재는 공사 중단 방지를 위해 현장 점검과 금융지원, 발주 시기 조정 등 수요관리까지 병행한다. 의료자재는 필수품 원료를 우선 공급하고 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먹거리 분야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 대응을 강화한다. 시설농산물은 유류비 상승에 대비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수입과일은 할당관세로 가격을 안정화했다. 수산물은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지원을 병행한다.

교육비는 과징금 신설과 과태료 상향, 신고포상금 인상 등을 통해 불법 사교육을 억제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높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거시경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민생 밀접 품목의 유통구조 개선과 업계 애로 해소,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