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위기가 심화되자 여야와 정부가 처음 한자리에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여야는 초당적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두고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16일 국회에서 국무조정실, 외교부,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중동 상황 대응·극복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환율 불안 등 중동발 충격이 민생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정부 부처로부터 현안을 직접 보고받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두고 여야가 공동의 국정 책임으로 인식하고 정쟁 아닌 민생으로 답하겠다는 실천 의지”라고 밝혔다.
이어 “선체가 단단하면 항해는 계속될 수 있다. 이제 정치가 제 역할을 하며 된다”며 “위기가 국민 삶을 어렵게 할수록 정치는 정파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중동 전쟁과 관련해 야당이지만 대승적으로 추경뿐 아니라 법안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합의 처리했다”며 “앞으로도 야당은 국가와 국익을 위해 정부·여당에 협조할 용의가 있으니, 큰집인 민주당부터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경제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지만, 원인과 처방 등에는 이견을 보였다.
한 원내대표는 “유가·환율·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삼고(三高) 압력이 거세다”면서도 “우리 경제는 버티고 있다. IMF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유지했고, 국민도 차량 2부제 동참으로 에너지 절약에 함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위기 진단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니라 저성장·고물가의 악순환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기의 성격을 경기침체로만 진단해 표(票)퓰리즘적인 '현금 살포 추경'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정책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은 위기 대응 차원의 가격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가격 통제가 시장 왜곡과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여야는 협력의 틀 자체는 계속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매주 월요일 정기 회동을 통해 입법과 예산 조치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