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에 대한 약가 우대 기간 확대 방안을 놓고 실효성 우려가 제기된다. 원료 국산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나, 자회사·계열사 생산 국산 원료를 인정하지 않아 정책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21일 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국산 원료 인정 기준은 완제의약품 허가권자인 동일 법인이 원료를 직접 생산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나 계열사가 생산한 원료를 사용할 경우 약가 가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는 복지부 약가제도 개편안의 세부안인 국산 원료 우대안은 국산 원료를 직접 합성해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경우 약가 가산 기간을 현행 최대 5년에서 '5+5+α(알파)'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가 가산 기간은 제품 수익성에 직결되는 요소로, 기간이 늘어날수록 국산 원료 사용 유인이 커지는 구조다.
이 기준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업의 수직계열화 기반 생산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직계열화는 원료 생산과 완제 제조 기능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산업 전반에서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생산 구조다. 특히 업계에서는 원료와 완제 법인을 분리해 운영하는 제약사가 많은 만큼, 현 기준이 적용될 경우 실제 수혜 대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료 국산화를 추진하더라도 현 기준으로는 약가 우대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열사·자회사 생산 원료 역시 국내 생산 생태계의 핵심임에도 현행 기준에서는 '타사' 원료로 취급된다는 설명이다.
현행 기준이 국내 기업이 생산한 원재료를 사용해도 국산 원료로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제도 개편 이후에도 국산 원료 사용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원가와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중국·인도 등 외산 원료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국내 원료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약업계는 민관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자회사·계열사 생산 원료까지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건의를 검토 중이다. 복지부는 이 기준과 관련해 민관 협의체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논의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기준은 국제 표준과 다름없는 기업의 수직계열화 체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약가 우대를 받기 위해 모회사가 자회사나 계열사 생산 원료를 쓸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접 생산 능력이 부족한 중소 제약사의 경우 국내 원료를 쓰고도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면 더더욱 국산 원료를 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