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먹는 이유는 밝고 부드러운 재질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상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연구팀은 바다거북의 플라스틱 섭식이 우연히 삼키는 것을 넘어 시각·감각적 선호에 의한 행동임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인공 번식된 4년생 매부리바다거북 8마리와 10주령된 어린 개체 27마리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색상에 따른 행동 반응을 실험했다. 각각의 바다거북에게 투명색, 흰색,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검정색 등 6가지 색상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동시에 보인 후 부리로 쪼거나 무는 반응 행동을 관찰했다.
색상별 반응 관찰 결과, 4년생 개체는 투명색, 흰색, 노란색 순으로 선호 경향을 나타냈고 파란색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반면 10주령의 어린 개체는 색상에 따른 유의미한 행동 차이 없이 무작위로 반응했다. 연구팀은 바다거북의 성장 단계에 따라 먹이를 인식하는 능력에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홍상희 연구원은 “먹이 경험이 있는 개체는 밝고, 부드러운 플라스틱을 해파리 같은 자연 먹이로 인식해 선택적 선호 반응을 보였다”며 “바다거북이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다양한 플라스틱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식용 색소로 염색한 해파리를 이용해 바다거북의 시각적 반응을 분석한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이 연구를 수행했다. 실험 전 과정은 KIOST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고 국내 관련 법규와 지침을 따랐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실제로 섭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홍 연구원은 “실제 해양 플라스틱을 활용해 해양보호 생물의 플라스틱 섭식 원인을 행동학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해양 플라스틱으로 인한 생물 피해의 원인을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