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기준 마련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주요 정유사들로부터 제출받은 원가 산정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손실 보전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원가 중심의 손실액 산정 방식을 두고 갈등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까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로부터 원가 산정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다. 유가와 운송비, 공정 운영비 등 원가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해당 자료를 토대로 표준 산식 마련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손실 보전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정유사의 공급 가격에 상한선을 둬 시장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해당 정책 시행 이후 발생하는 정유사의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손실 보전을 위해 4조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최고액정산위원회를 구성해 손실액을 보전할 계획이다. 첫 손실 보전금 지급은 6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유사별 원가 구조와 공정 방식이 달라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한 원유라도 도입 시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또 투입 유종도 제각각인 데다 정유 공정이 연속생산 체계로 운영되는 특성상 제품별 원가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운송·보험비와 공정 효율 차이 등도 변수로 꼽힌다.
타 석유제품 지원과 형평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 나프타의 경우 전쟁 이전 가격과 실제 수입가의 차액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준다. 나프타는 제품 가격 기준으로 손실을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원가 중심인 휘발유·경유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 제품 가격이 급등한 만큼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것보다 제품 가격을 중심으로 보전하는 제품에 대한 보전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책정 방법에 손실을 가늠할 수 있는 요인도 포함돼 있는 만큼 정유사는 이를 최대한 강조하려 할 것”이라며 “모두를 만족시키긴 어렵더라도 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은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