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안보 함께 지킨다”…한미, 전력망·ESS·공급망 동맹 확대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왼쪽 다섯 번째)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기후부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왼쪽 다섯 번째)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기후부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 협력을 넘어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핵심광물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에너지·산업 동맹' 구축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양국이 에너지 안보를 공동 과제로 설정하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본격화한 것이다.

1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호현 제2차관은 8~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 에너지 안보 공조 강화와 민관 협력 확대를 위한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방미는 한미 원자력협정 체결 70주년을 계기로 기존 원자력 중심 협력을 전력망·ESS·에너지 공급망 등 미래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차관은 9일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제10차 글로벌 에너지 포럼에서 '전기화 시대(Electrification Era)의 전력 안보'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계통 회복력과 대규모 ESS, 핵심광물 공급망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 전력망 선제 투자(플러그인 그리드) △GW급 ESS 확보 △장기계약 및 유연성 시장 도입 △전력 거버넌스 개편 △핵심광물·전력설비 공급망 국제연대 등 한국 정부의 '5대 전력안보 전략'을 국제사회에 제시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에너지 금융·투자, 전력망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에너지 금융·투자, 전력망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방미의 핵심 일정은 10일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이었다.

이 차관과 알렉스 피츠시먼스 미국 에너지부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 간 협력을 넘어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실질적 사업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포럼에서는 에너지 금융·투자, 전력망 및 ESS 구축, 에너지 공급망과 발전산업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발전공기업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LS전선,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한화에너지 등 전력·ESS·중전기기 대표 기업들이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JP모건, 엑손모빌, GE버노바, 넥스트에라에너지, 미국전력연구원(EPRI), 캘리포니아독립계통운영기관(CAISO) 등이 참석해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국 전력기기·전선·ESS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차관은 방미 기간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Equinix)를 방문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방안도 점검했다. 고효율 냉각기술과 전력효율(PUE) 개선 사례를 살펴보며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 전략을 논의했다.

이호현 차관은 “이번 방미를 통해 70년간 이어진 한미 원자력 동맹을 에너지·산업 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고, 정부 간 공조를 넘어 양국 기업이 함께 투자하고 교류하는 민관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에너지 안보는 정부와 기업이 한 팀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단단해지는 만큼, 이번 행사에서 논의된 성과를 구체적인 협력 사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