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월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을 이끌어 온 정은영 국장이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약가 인하에 따른 제약업계 경쟁력 강화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편성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떠나게 되면서 업계 우려가 나온다.

1966년생으로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정 국장은 1992년 약무직으로 복지부에 입사했다. 제약산업TF팀장,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 의료기관정책과장,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 등 보건 부서에만 30년 이상 근무했다. 2021년 9월 약사 출신 최초로 국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8월부터 보건산업정책국장으로 재임했다. 이달 19일까지 출근하며 34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정 국장은 보건 분야 전문성과 산업 이해도를 바탕으로 실효성 높은 바이오헬스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부가 출자한 모태펀드에 민간 투자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투자 실패 부담을 지는 '우선 손실 충당' 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존슨앤드존슨(J&J) 산하 액셀러레이터 '제이랩스코리아' 출범,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 의사과학자 R&D 사업 체계화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후임 국장 선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에는 현재 대변인, 복지행정지원관, 인구아동정책관 등의 자리가 비어있다. 현수엽 1차관 승진으로 공석이 된 대변인에 대한 인사 검증이 마쳐야 인사가 순차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과장급 중에 보건산업정책국에 오래 근무한 인물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정은경 장관 취임 후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 보편적 복지 강화 등에 정책 방점이 찍히면서 산업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지부가 추진한 약가 인하 정책의 경우 제약업계는 수익에 타격을 입고 고용과 R&D 투자가 위축된다고 호소했지만, 인하안은 강행 수순에 들어갔다. 복지부는 제약업계 의견을 반영해 혁신형 R&D 지정 기준 개편을 비롯해 '국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올해 발표하기로 했다. 국장 공석이 장기화되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올 경우 계획 수립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 보건산업정책국은 내년도 예산 편성,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방안 수립,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 확대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 도약을 공언했는데 현장에서는 느끼는 정책 체감도는 낮은 측면이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수출 100억달러 돌파, 외국인 환자 200만명 유치 달성, 복지부 R&D 예산 1조원 돌파 등 성과 확산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