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내 금속 물질 삽입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불가능했던 환자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단독으로 알츠하이머 정밀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신경과·핵의학과 진료에 인공지능(AI) 기반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NCM-브레인(Brain)'을 연계한 아밀로이드 PET 정량분석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임상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13명의 환자 검사를 마쳐 진료 현장에 안착시켰다.
새 정량분석 방식 도입을 통한 핵심 성과는 최신 알츠하이머 표적 치료제 '레켐비' 처방을 위한 객관적 지표 확보다. 레켐비는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직접 제거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신약이다. 투여 전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정확히 수치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아밀로이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대표 원인 물질이다.
의료진은 AI가 산출한 정량분석 리포트와 인지장애검사 등 임상 결과를 종합해 최종 진단을 내리고 더욱 정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AI 데이터 학습 기반 PET 영상 분석 방식으로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기존에는 아밀로이드 축적량을 확인하기 위해 통증을 동반하는 뇌척수액 검사나 MRI 촬영이 필요했다. 뇌척수액 검사는 척추 뼈 사이 공간을 긴 천자침을 직접 찔러 넣어 뇌척수액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큰 고통을 야기한다.
MRI 방식은 고비용과 함께 인공달팽이관·뇌동맥류 클립·심박동기·인공관절보유 환자 혹은 폐쇄공포증 환자는 검사가 불가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영희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객관적 평가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진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성 핵의학과 교수는 “영상 판독에 정량 데이터를 더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매 환자는 97만명이다. 2030년에는 142만명, 2050년에는 315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10명 중 3명 가까이는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도인지장애 가운데 매해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 글로벌 치매 환자수는 5700만명 수준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