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업무를 대신 맡은 동료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사업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인력 공백 부담을 줄여 남성 근로자의 출산휴가 사용을 활성화하고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시행령'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 연속 사용하는 근로자의 업무를 동료가 대신 수행하고, 사업주가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할 경우 업무분담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금까지 업무분담 지원금은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지원됐지만, 앞으로는 배우자 출산휴가까지 대상이 확대된다.
노동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력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도 남성 근로자의 출산휴가 사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산휴가 사용에 따른 업무 공백 우려가 완화되면서 남성의 육아 참여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직자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재직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직업훈련 수당 지급 근거를 새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우선지원대상기업이 주말에 하루 4시간 이상 집체훈련을 실시할 경우 근로자에게 하루 5만원의 훈련수당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청년 근로자는 하루 7만5000원을 지원받는다.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제도도 손질된다. 고용위기지역 등에 사업장을 이전하거나 신·증설한 기업이 해당 지역 주민을 채용할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사업계획 신고 후 조업 개시 기한을 기존 1년 6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해 고용 창출 효과를 조기에 유도하기로 했다. 다만 대규모 설비투자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 1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산재보험 분야에서는 산재 노동자의 권리 보호가 강화된다. 앞으로 산재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근로계약서나 작업환경 관련 자료 등을 노동자가 요청하면 사업주는 이를 제공해야 한다. 노동부는 관련 자료 범위를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해 산재 노동자의 보험급여 신청을 지원할 계획이다.
소음성 난청 산재보상 절차도 개선된다. 그동안 청력검사 특별진찰은 근로복지공단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에서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춘 병·의원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검사기관 확대를 통해 현재 평균 234일 수준인 검사 대기 기간이 약 80일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노동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가정 양립 지원과 직업능력 개발, 산재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노동시장 변화에 맞는 고용·산재보험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