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에 참여하면 민간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대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온 국민연금이 참여할 경우 민간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하고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23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주요 사업 추진 성과와 하반기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설립된 기관인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에 참여하면 더 낮은 수수료와 더 높은 수익률로 국민에게 연금을 되돌려드릴 수 있다”며 “기존 퇴직연금 사업에서는 수탁자 책임이 약하다는 가입자 불만이 많은데 공단 참여가 결정되면 퇴직연금 가입자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 수준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계약형' 퇴직연금은 낮은 수익률이 한계로 지적된다. 2025년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01조4000억원으로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전체 적립금의 75.4%인 378조1000억원이 수익률 3% 안팎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이 때문에 가입자 절반의 연간 수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6.47%였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거둔 수익률 18.80%의 3분의 1 수준이다. 민간 퇴직연금의 수수료를 뜻하는 비용부담률은 0.336%인 반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비용률은 0.089%에 불과하다.
김 이사장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 수수료는 2조원 규모인 반면 국민연금은 기금 1600조원에 수수료가 3조원 수준”이라며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에 참여할 경우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의 수수료로 3배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연금의 참여 방식으로는 공공기관 임직원 대상의 '공공기관 개방형'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김 이사장은 “현재 근로복지공단이 중소기업 대상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은 제도 조기 안착을 위해 퇴직연금의 새로운 공공적 모델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비중 조정과 리밸런싱 재개 계획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와 기금 규모 확대로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와 국가 지원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모수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기를 늦췄고 최근 높은 수익률로 더 늦출 수 있게 됐다”며 “기금운용 수익을 제고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국가 지원 확대 등 현실적인 방안으로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연금공단은 하반기 청년 첫 보험료 지원, 치매 공공신탁, 인공지능(AI) 대전환을 3대 중점 추진 사업으로 제시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