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찬교수의 광고로 보는 통신역사]〈62〉AI 전환, 사라지는 신입 취업 사다리

서울시의 청년 정책 플랫폼 광고.(2025.07) & 청년 AI 교육 지원(2026.04)
서울시의 청년 정책 플랫폼 광고.(2025.07) & 청년 AI 교육 지원(2026.04)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2025년 전체 고용률의 상승에도 청년층 고용률은 45.0%로 오히려 전년 대비 1.1%포인트(P) 하락했다. 니트족 역시 42만8000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청년의 일자리 관문은 깔때기 상태다. 인공지능(AI) 보급까지 본격화되면 시계 제로의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AI는 초기에는 개인 업무를 보조하는 생산성 도구였다. 사내 코파일럿이 업무 데이터를 학습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에이전트화로 보고·응대·분석·문서작성·기초 코딩의 일부를 자동 처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2025년 이후 미국 빅테크의 감원이 본격화되고 있는 이유다.

아마존은 생성형 AI·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3만여명의 본사 인력을,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도 전체 10%에 해당하는 인력을 감축했다. 오라클도 클라우드 투자 확대로 2만명 넘게 감원했다. 거대언어모델(LLM) 등장 이후 정보기술(IT) 기업이 조직 재편과 채용 축소에 이르는 데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삼성·SK·LG·현대차 등 대기업이 조직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AI에 맞추기 위해 인공지능전환(A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가 더욱 업그레이드됐기에 인력 대체는 미국보다 더 짧은 기간 내에 닥칠 수 있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기업은 경험자를 원하는데 도제식 훈련을 거쳐야 할 신입의 초급 업무를 AI가 더 잘 처리하게 됐으니 말이다. 기존 인력은 쉽게 줄이기 어렵기에 신입 채용의 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AI 엔지니어에게는 조금은 열려 있을 터이지만, 에이전트의 작업 플로가 정착되면 자동화 대상이 되기 쉽다. 프롬프트에 어떤 질문을 입력하고 AI가 오판하거나 읽어내지 못하는 것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상상력이 아니다. 호시절 신입으로 들어와 몸소 산업의 작동 원리를 익힌 중견이다.

정년 연장과 현금성 지원을 반복하면서 청년에게는 '열심히 더 배워라'라고 말한 들 세대간 불신의 고리는 더 커질 뿐이다. 한정된 자원은 이미 기회를 얻었던 아버지보다는 새로운 기회에 목말라 하는 자녀에게 배분돼야 한다.

현금성 지원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고통을 더는 단비 같겠지만, 정부 부채는 결국 홀대받은 청년 세대의 미래 부담만 늘릴 뿐이다. 대학의 AI·반도체 교육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현장 입문 직무가 사라지는 마당에 혈세로 교실을 늘려봐야 체인 빠진 자전거 바퀴만 더 크게 만드는 일일 수 있다.

진정으로 취업 사다리가 사라져 가는 청년 세대를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세금이 실 고용에 이르지 못한 채 흩뿌려지는 것보다는 기업의 세액공제와 정규직 신입 채용을 직접 연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 싶다.

기업도 결코 잉여를 떠안는 것이 아니다. 당장은 신입 채용을 줄여 비용을 아낄 수 있겠지만, 신입이 끊기면 현장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할 중견 인력의 저수지도 메마르게 된다. 청년 채용은 복지가 아니라 미래 인력에 대한 투자다. 청년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nclee@hans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