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존 LTE에 이어 5G 기반 차량사물통신(V2X)을 상용화하기 위한 주파수 계획 수립작업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 고속도로 구축이 세계 시장의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5G-V2X를 활용한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구축과 자율주행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앞서 부처 간 협업이 원활하지 않아 진통을 겪었던 만큼 관계 부처가 충분한 소통으로 사업 추진 기반을 다지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19일 전자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과기정통부는 연내 '자율주행시대 5G-V2X 주파수 활용 방안(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다.
V2X는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도로 인프라(V2I), 차량과 보행자(V2P) 등이 실시간으로 위치와 속도, 주행정보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이다.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AI 기반 C-ITS를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라 통신 고도화를 통한 인프라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정부는 LTE 통신기술을 활용해 V2X 시범사업을 전개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망 진화를고려해 기존 LTE 방식을 5G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주파수와 할당 방식, 추진 계획 등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전환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새로 수립하는 주파수 활용 방안에는 5G-V2X 주파수 후보 대역 발굴, 주파수 공급 시점, 주파수 분배표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현재 C-ITS 용도로 정부가 할당한 주파수는 5.855㎓~5.925㎓대다. 이 가운데 LTE-V2X는 5.855~5.875㎓의 20㎒ 대역을 사용 중이다. 5G로 전환 시 같은 5.9㎓ 대역에서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한 40㎒규모를 할당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과 산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5G로 전환 시 LTE 대비 주변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해 자율주행 시스템 고도화부터 교통사고 방지, 병목 완화 등 교통체계 혁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 년 째 제자리걸음인 V2X와 C-ITS 혁신을 재추진할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한국은 2014년부터 C-ITS 실증 사업을 시작하는 등 세계에서도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V2X 통신 표준을 놓고 과기정통부와 국토교통부가 수년 간 갈등을 빚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후 2023년 LTE 방식으로 결정됐지만 일부 시범사업에 그치고 상용화, 확산 작업은 지연됐다.
부처 간 협업과 신속한 실증 등이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통신 기술 전환이 아닌 관계 부처가 협업해 인프라 구축과 이를 검증할 실증사업을 수행해 도로 교통 체계 혁신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문이다. 해외에서는 테슬라 등 주요 기업이 AI 기반 자율주행 도입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통신망이 결합된 지능형 교통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안전과 자율주행 품질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는 내다봤다.
장경희 인하대 교수(6G포럼 집행위원장)는 “센서와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5G-V2X를 적용할 경우 레벨이 최소 1.5배는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안전성과 속도가 강점인 5G까지 적용한다면 자율주행 혁신을 이룰 수 있으며, 무엇보다 답보상태의 V2X 정책을 다시 논의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