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유지…“원화 약세,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4회 연속 지정했다.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의 견조한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기존 평가를 재차 확인하며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기존과 동일한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을 평가한 결과다.

미국 재무부는 교역촉진법에 따라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 15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외환시장 개입 규모 GDP 대비 2% 이상 및 8개월 이상 달러 순매수 등 3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한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450억달러)와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6.6%) 등 2개 요건에 해당했지만, 외환시장 개입은 GDP 대비 -1.5%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심층분석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지난해 수출이 성장세를 뒷받침했으며 반도체와 기술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수입 감소 등으로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10년 전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재무부는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난 1월 환율보고서의 평가를 그대로 재인용했다. 또 지난해 말 가계와 기업의 해외 주식투자가 원화 절하 압력을 키운 추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역내 외환시장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유동성과 가격발견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입과 '뉴 프레임워크', 환헤지 정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재정경제부는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